한동안 원안이냐, 수정안이냐를 놓고 지루한 정치권 논쟁으로 개발 계획이 표류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아파트 값도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기군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0.42% 상승해 1분기 0.01%에 이어 오름 폭이 커졌다.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세종시 해법을 놓고 대치하기 시작한 2008년과 지난해 각각 1.44%와 0.71% 내리며 침체기에 빠졌던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경부선 조치원역 부근의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양상이다.
조치원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이후 e편한세상과 자이, 우방 등 지역 내 새 아파트 매매값이 수백만원씩 올랐다”면서 “개발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도 저가 매도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109㎡형은 수정안이 나온 올해 초만 해도 1억5500만~1억5800만원선에 팔렸으나, 최근에는 1억6000만~1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당초 분양가보다 20% 할인 판매하고 있는 GS건설의 '조치원 자이'도 이달 들어 분양과 관련된 전화문의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정안이 최종 부결된 지난달 말 이후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지난 2008년 이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연기지역의 땅값도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플러스 알파' 논쟁이 지속되는 한 연기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조치원 자이'의 김기종 대리는 “주민들은 국회의 세종시 수정안 부결을 반기는 분위기다”며 “최근에는 아파트 분양을 묻는 전화가 지난달 초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세종시 수정안은 부결됐지만, 정치권의 '플러스 알파'(+α) 논쟁 등으로 개발 방향을 확신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거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이 본격화되고 거래가 늘어나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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