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큰 연임=KAIST는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 후보 5명 중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서 총장을 제14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반대표가 적잖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6대 2의 압도적 지지로 연임이 결정됐다.
그의 연임 확정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KAIST 총장은 교수협의회와 총장후보발굴위원회의 후보 추천→후보선임위원회의 3명 이내 후보 압축→이사회의 선임→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승인의 4단계로 이뤄진다.
이사회가 선임위의 후보 3인 이내 압축 없이 후보 5명을 놓고 총장 선임안을 심의하면서 일이 꼬였다. 선임위가 지난달 7, 14일 두 차례 회의에서 내부 갈등으로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이다. 지난달 15일 선출을 다시 시도했으나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관 개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교과부 개입 의혹이 일었다. 진통 끝에 이날 이사회는 선임위 추천이 불가능하면 이사회가 직접 총장을 선임한다는 조항을 새로 마련했고, 교과부도 이를 바로 승인했다.
▲개혁전도사 VS 독불장군=서 총장에 대한 학내와 학계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2006년 7월 카이스트 총장에 취임한 서 총장은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강화, 학부 수업 100% 영어 진행, 영국 타임스 세계대학평가 지난해 69위 등 굵직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지나친 뚝심이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KAIST 교수협의회가 지난 2일 이사회에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서 총장의 지난 4년간 대학 운영 과정상 문제점을 단기적 외형 위주의 개혁 교육의 비효율과와 학생의 질 저하 기관의 사유화 및 운영 투명성 부재 평가의 임위성 등 4가지로 지적했다.
또한 서 총장에 대한 학생들의 반감도 강해 지난 4월 학부생 1255명과 대학원생 495명을 대상으로 한 총장평가 설문조사에서 사 총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학부생의 65.7%와 대학원생 67.8%가 반대이유로 '학생들과의 소통부족'을 들었을 정도였다.
정부 예산 500억원이 투입된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모바일 하버' 프로젝트는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규정을 어기고 연구비 등을 펀드에 투자했다가 617억원의 손실을 본 데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가장 시급한 과제 '포용'=가장 중요한 과제는 서 총장의 연임을 반대했던 구성원들을 포용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총장 선임과정에서 일부 구성원은 서 총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글을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보내고 서 총장을 지지하는 구성원은 다른 구성원들을 상대로 총장 연임에 대한 찬반의사를 조사하기도 하는 등 구성원간 반목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와관련 서 총장은 연임결정이후 “무엇보다 이번에 제기되었던 소통부재에 대한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라며 “향후 학교 행정 운영에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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