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희]정권은 흐른다, 반쯤은 넘어갔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정상희]정권은 흐른다, 반쯤은 넘어갔다

[월요아침]정상희 언론인

  • 승인 2010-07-04 13:12
  • 신문게재 2010-07-05 20면
  • 정상희 언론인정상희 언론인
가수 신신애가 눈에 풀칠한 듯 사팔뜨기 비슷하게 눈알을 굴리며 청승맞게 노래 부르는 것을 보면 참으로 세상은 재미가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된다. 특히 노랫말에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 정신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라는 내용을 곱씹어보면 이 시대의 정치판을 들여다보는 듯 흥미로움과 낭만적인 그리움마저 느낀다.

▲ 정상희 언론인
▲ 정상희 언론인
'요지경'이란 하나의 둥근 유리알 속에 여러 가지 그림을 넣어 들여다보게 만든 장난감으로 속내용이 알쏭달쏭하고 복잡해 뭐가 뭔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를 비유한 말이다. 원숭이처럼 약삭 빠르고 민첩한 사람도 제꾀에 걸려 자빠지는 경우도 있고 곰처럼 우둔하고 느린 사람도 뒷걸음치다 쥐새끼 한 마리를 밟아 잡을 수도 있다. 그게 세상이다. 사람 사는 게 어떻게 만고불면하고 요지부동의 원리인 만유인력이론처럼 그렇게 딱딱 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

그런 정치판이라면 신신애의 말마따나 잘난 사람은 잘난 만큼 못난 사람은 못난 만큼 자기의 눈높이만큼 바라보며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분수껏 살아가면 된다. 누구를 해코지 하거나 이분법적으로 사회를 두동강이 내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다면 요지경속 정치는 어쩌면 한번쯤 함몰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런 정치판에서는 혁명의 붉은 횃불을 볼 수가 없다.

민주당이 입만 열면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좌파 시장, 도지사, 군수, 심지어는 교육감마저 수두룩하게 당선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재자라면 그는 눈도 멀었고 귀도 막혔고 입도 벙어리라야 한다. 어떤 어리석은 독재자가 좌파 정치가 교육자가 활개치는 것을 두 눈 멀뚱멀뚱 뜨고 바라보고만 있겠는가.

민주주의가 차고 넘치는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정부시책에 대해 단 한건도 동의하거나 눈감아 주는 일이 없다. 사사건건 비민주적이요 국민을 이간시키는 짓이라고 비난한다. 그가 텔레비전에 나타나면 그가 하는 말을 더 듣지 않아도 뻔히 안다. 천안함이 북한에 의해 피격당해 아까운 젊은이들이 순국했는 데도 국회의 대북비난결의안에 한나라당과의 동참을 거절한 아주 독한 친북주의 정당이 아닌가. 사회철학자 카를 포퍼(1902~1994)는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 보지 않은 자도 바보요, 나이 들어서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있는 자도 바보'라는 유명한 경구를 남겼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 일부지식인들은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 있는 것을 훈장처럼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신문이나 TV에 출연하여 대통령을 비난해야 그의 커리어가 빛나는 듯 다투어 반정부 투어에 몸을 던진다.

나는 붉은 깃발을 들고 사회를 교란하고 정부를 공격하고 촛불시위를 부추기며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는 좌파 전위대들을 보면 경이로움을 뛰어넘어 전율을 느낀다. 그들은 응집력이 강하다. 하나의 명제가 주어지면 좌파 계통의 사회단체 학생, 주부, 기자, 정치인들이 똘똘 뭉친다. 마치 벌떼같이 달려들어 파상공격을 하면 우선 여론전쟁에선 그들이 승리하게 된다. 좌파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좌파들은 모두 그 방면에 프로다. 아마추어 백면서생 우파 지식인들은 응집력도 투쟁의욕도 없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식이며 판세가 우파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기미가 보이면 나타나 판세를 흔들어 보려고 육갑을 떤다. 일찍이 칸트는 '법의 정신'서문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회색빛 황혼을 찾아 난다'고 갈파했다. 지식인들은 모든 사태가 종료 된 뒤 나타나서 자기 몫의 파이를 요구한다는 뜻이리라.

이대로 가면 보수세력은 어렵사리 찾은 정권을 차기에는 잃게 된다. 좌파들은 여론조작의 선수들이며 포퓰리즘의 원조들인 데다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허약한 국민의 정서를 파고들어 이 정권을 무너지게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분열하여 지리멸렬의 늪에서 헤맬 경우 다음 정권을 민주당이 차지하게 된다. 아니면 내 열 손가락에 장을 지질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