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부권 문화협력관 |
최근 필자는 타지역의 워크숍에 강사로 초청받아 참석한 바 있다. 그런데 문화행정이 아닌 일반행정에 몸 담았던 분들이 담당하고 있어서 이분들은 어떻게 진행을 하나 하고 처음부터 호기심어린 눈으로 지켜보았다. 참석률 100%, 그리고 워크숍 교재도 예산집행방법등 없어서는 안될 내용들이 빠짐없이 잘들어 있다. 회의진행도 매끄러워 “완벽”그 자체였다.
그러나 4시간만에 행사 끝나고 나서 스스로 느낀 것이 있는데 무언가 2%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게 무얼까하고 고민하다가 바로 결론을 내렸다. 참석한 예술단체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이런 행사가 끝나고 나면 수강자들은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감돌고, 자신들의 창조적 열정, 그리고 사업을 통한 미래에 관한 희망등이 가슴속에 남아 있어야 한다.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이 소프트한 것으로 일반행정에서는 다루기 힘든 영역이다. 그래서 문화재단과 같은 전문가구룹들이 필요한 것이다.
혹자는 문화행정의 전문성을 객관성,공정성, 투명성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일반 행정을 하는 분들이 하면 더욱 몇배 깔끔하게 잘할 것이다. 36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끊임없이 이런 시비에 시달려 왔다. 반면 그들의 맨파워나 청렴도는 대외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요는 지원심의에서 탈락된 자들이 혜택을 입은자 보다 4~5배나 더 많기 때문이다.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기금지원주체는 항상 공정성시비에에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대전문화재단 역시 그러하다. 필자가 올해 대전문화재단의 모든 심의에 위원으로 참여하여 공정성을 확보했지만 밖에서는 여전히 문제를 삼는다. 한마디로 팔자소관이라고 하면 너무 심하다고 할 것인가? 그러나 예술위원회에게 전문성이 부족하다고는 하지 않는다. 대전문화재단 역시 그러하다.
문화예술지원사업은 주지하다시피 “팔 길이의 원칙”즉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것이 지켜져야 한다. 팔길이는 정치로부터,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을 뜻하며 아울러 너무 떨어지면 지자체 문화정책의 큰틀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팔길이 만큼 적절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위원회는 고민스럽다. 유독 전국 문화재단중 대전시만이 선거결과의 후유증이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일부직위는 중도 탈락과 내정까지 나돈다. 재단 직원은 공채에 의해 일정한 계약에 의해 임용되었다. 만약 전대미문으로 전문성이 풍부하다고 생각되는 대전문화재단이 외부의 간섭에 의해 계약원칙이 깨짐으로써 지원사업추진체계의 허약성을 드러낸다면 어떻게 될까? 만일 우려하는 바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예술에 대해 권력으로부터의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예술위원회로서는 16개 시도의 기금 배분상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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