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한국전쟁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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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비하인드 스토리

■ 낙동강

  • 승인 2010-06-29 21:07
  • 신문게재 2010-06-30 11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1950년 여름, 세계는 한반도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시선은 있는 그대로의 한국인이나 한국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

 세계는 그들 자신의 관심, 즉 동서 양진영 사이의 패권을 둘러싼 갈등의 일환으로 한국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프롤로그」中에서

 민족의 비극이었던 한국 전쟁.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많은 이들에게 눈물과 상처를 안겨주었던 전쟁도 오랜 세월이 흘러 조금씩 잊히고 있다. 이 책은 역사의 희생이 되어 지금은 거의 잊혀버린 그들을 기억하기 위한 소설이다.

 전 주영ㆍ주일대사이자 현 대학총장인 저자는 유년의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한다. 당시에 전쟁을 ‘자연의 한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미처 역사도 기록할 수 없었던 평범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중 화자인 ‘나’는 보통 사람과는 달리 매우 신비한 한 노인을 만나게 된다. 노인을 엉뚱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의 말은 지혜로 넘쳐난다.

 그는 마치 모든 것을 아는 양 ‘전쟁’이 지금 당장 한 마을을 사라지게 할 수 있어도 ‘이 세상 모든 것을 몽땅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서로를 끔찍이 여길 것’을 당부한다.

 유년 시절을 한국전쟁과 함께한 저자는 어린아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전쟁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면서도 희망을 꿈꾸고 ‘사랑’만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어린이 된 저자는 이제 그들이 스스로 상처를 ‘망각’하기를 기원한다. 역사의 비극 속에서 이름 없이 희생양이 되어 죽어간 많은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또 본문 곳곳에는 줄거리 이해를 돕는 판화 작품이 삽입됐으며 한글과 동시에 영문 본문도 함께 수록했다.

 저자는 서울대 정치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영대사와 주일대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우석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는 『비빔밥 이야기』, 『세계의 발견』등이 있다. 형설라이프/라종일 지음ㆍ오정현 그림/176쪽/1만2000원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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