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총장선출, 왜 시끄럽나
2. 제3 의 힘 작용하고 있나
3. 민주적 절차 필요
서남표 총장은 지난 2006년 7월 취임한 이후 강한 리더십을 통한 정년보장(테뉴어) 심사 강화, 학부 전 과목 100% 영어 강의, 성적부진 학생 장학금 미지급,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통합,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러나 내부 소통 부재 등의 이유로 반대 세력도 만만치 않다. 학생회와 상당수 교수들이 공식 의견을 내는 등 서 총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양 측의 대립각이 날카로워지면서 차기 총장 선임을 위한 선임위원회가 서 총장연임 여부를 놓고 2차례나 무산됐다. 다음달 2일에는 어떤 형태든 결론을 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러면서 학교 위상은 물론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총장 선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내부 의견을 수렴해야 함에도 이 목소리가 제대로 총장선임위나 이사회에 전달되는지에 대해 KAIST 상당수 구성원들은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총장 선출은 다음과 같은 방식을 택한다. 우선 선임위가 총장 후보군을 3명 이내로 압축해 이사회(이사장 정문술)에 올리고 이사회는 이 가운데 한 사람을 총장으로 뽑게 된다. 문제는 이사회가 올라간 후보군들에 대해 이사들이 판단할 시간이 부족한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열린 이사회(19명으로 구성)에서 이사들은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거의 알지 못한다며 총장 후보 선임을 연기하기도 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이사회가 열렸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사회 구성도 상당부분 현임 총장이 지목하거나 추천하는 인사들로 있다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는 게 학교 일각의 지적이다. 가장 중립을 지켜야 할 이사들이 한쪽 편을 들을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면 학교 안팎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화학과의 한 교수는 전체 교수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지금처럼 막무가내 식으로 각종 편법을 동원해 총장 연임을 추진하기 보다는 많은 교수들이 염려하는 문제점을 명확히 설명하고 정당성을 납득시킨다면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앞 다투어 현 총장의 연임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의 입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AIST 한 보직교수는 “최근 교과부에서 총장 선임 절차를 바꾸고 기초기술연구회에서 출연연 기관장 관련 정관 변경 등을 하고 있다”며 “다음달 2일 열린 이사회에도 무산시키고 서 총장 임기 만료일인 7월 13일 이후 입맞에 맞는 총장을 선출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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