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식]화재와 기계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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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식]화재와 기계공학

[사이언스칼럼]한용식 한국기계연구원 플랜트안전신뢰성연구실장

  • 승인 2010-06-28 14:16
  • 신문게재 2010-06-29 21면
  • 한용식 한국기계연구원 플랜트안전신뢰성연구실장한용식 한국기계연구원 플랜트안전신뢰성연구실장
불(fire)의 물리·화학적 본질은 연료와 산소가 만나 타는 연소현상으로 특별히 사람이 원하지 않는 형태의 연소를 화재(YB)라 한다. 화재안전 기술은 건축물, 산업플랜트, 선박 및 지하철과 같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로부터 인명 및 재산 등을 보호하기 위한 공학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 한용식 한국기계연구원 플랜트안전신뢰성연구실장
▲ 한용식 한국기계연구원 플랜트안전신뢰성연구실장
불은 인류가 발견한 가장 위대한 것 중의 하나로,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거나 음식을 요리하는 열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적으로부터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무기로써 사용되기도 한다.

근세 이후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계를 구동하는 원동력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불이 사람의 통제를 벗어날 경우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무서운 재앙을 일으킨다.

화재의 양상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산업혁명의 원동력인 증기기관은 석탄으로부터 유용한 불을 일으켜 기관을 작동시켰다. 이로부터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대규모의 산업시설들이 생겨남에 따라 화재로 인한 피해 또한 급속하게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에 의한 최초의 소화시스템인 스프링클러(sprinkler) 시스템이 19세기 후반에 개발되었다.

화재가 나면 119신고로 소방서에서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 혹은 시설에는 자체 소화설비가 설치되어 있어 화재시 작동하여 화재를 진압하게 된다.

화재와 관련된 기술은 기계공학을 비롯해 건축공학, 토목공학, 전기공학 및 재료공학 등으로 구성된 융합기술이며, 특히 화재 현상 자체가 유체역학, 연소공학, 열 및 물질전달, 복사열전달 등 기계공학에서 다루는 학문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미국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기계공학 전공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2003) 등의 사고에서 경험했듯이 한 번의 사고는 엄청난 인명·재산적 피해뿐만 아니라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화재사고의 발생 자체를 원천적으로 완전히 방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감지하고 진압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대사회의 건물 초고층화 및 고밀도화, 정보화 및 자동화, 에너지 사용량 증가 등의 추세는 기존의 전통적인 화재 진압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도록 했으며, 유류화재, 전기화재 및 금속화재 등 다양한 형태의 화재 출현은 새로운 첨단 소화시스템의 개발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1970년대 초반에 개발된 최고의 소화약제인 할론(Halon)이 우리나라에서 올해부터 생산이 중지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소화시스템의 개발이 조속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기계공학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학문뿐 만 아니라 나노물질을 사용한 소화약제 및 난연재의 개발을 위한 나노기술의 접목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IT산업을 융합한 신규 기술개발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한 도로터널 소방훈련 및 피난훈련시스템의 개발이 일부 진행되고 있으며, 지하 공간 및 초고층 건물에 대한 적용을 위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래사회의 고령화를 대비한 무인 화재진압 및 피난장비의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의 제시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삶에 대한 기대치를 만족시켜 줄 것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화재로 인한 재해는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계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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