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천]존경하는 A의원님께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가기천]존경하는 A의원님께

[시사에세이]가기천 전 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

  • 승인 2010-06-28 14:15
  • 신문게재 2010-06-29 20면
  •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A의원님,

이제는 선거 때의 절박했던 심정과 당선의 기쁨을 가라앉히고 앞으로 의정활동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골몰하고 있겠지요?

▲ 가기천 전 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
▲ 가기천 전 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
한 표를 호소하던 그 마음을 늘 가슴에 담고 일한다면 지역살림을 '아끼고, 고치고, 좋게 하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조례안 처리 등 의회의 기본적인 기능은 제외하고 꼭 짚어보았으면 하는 몇 가지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지나친 형식주의와 권위주의를 털어내 보시기 바랍니다. 회의를 할 때 집행부에서는 '존경하는 의원님'으로 부르고, 의원이 발언을 할 때에는 '본 의원'이라고 하지요. 앞으로는 '본 의원'을 '저는'이라고 바꿔보시지요. 아마 마음가짐이 바뀔 것입니다.

내부의식인 개회식에 집행부 간부들이 참석을 하는데, 의회를 존중하는 차원이라면 자치단체장만 참석하면 되지 굳이 부단체장과 원거리의 소속기관장까지 참석하는 것은 지나친 형식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위원회는 격식을 떠나 지역의 일을 터놓고 논의하는 자리로 만든다면 서로 신뢰하는 마음이 커질 것입니다.

의정활동의 소양을 쌓겠다고 하는 의정연찬회, 이것 곰곰이 생각해 보시지요. 풍치 좋고 시설이 괜찮은 곳을 찾아가 그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큰 내용도 없는 연찬회라는 것을 꼭 해야 하는지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평소 지역을 남달리 사랑하는 의원답게 관내에서 열자고 하던지, 의사당으로 전문가를 초빙하거나 연구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방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갖는 의장협의회, 위원장협의회, 꼭 해야 할까요? 현안사항을 협의하고 서로 비교견학을 위해 회의를 한다고 하지만, 터놓고 말하자면 거기서 다뤄지는 안건 중에 알맹이가 있는 것이 얼마나 됩니까? 많은 비용과 행정력을 들여서 과연 얼마의 성과가 있는 것인지 살펴보시지요.

해외연수. 하도 많은 논란거리가 되니까 의원들 스스로도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아마 여행국가와 지역이 주로 관광지이고 방문기관이나 시설은 구색 갖추기로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연수보고서는 이미 있는 자료나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어느 의회에서는 그나마의 보고서조차 내지 않았다는 비난이 일자 사무국 직원 탓으로 돌린 적이 있었지요.

이제는 의원들 몇몇씩 관심있는 분야를 택해 다녀오도록 해보시지요. 지원인력이 적어서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한다는 구실은 삼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느 의회를 예로 들면, 의원이 38명인데 직원은 위원회별로 전문위원을 비롯해 5~6명 등 80여명이 되지요. 일본의 경우 구마모토현(熊本縣)의회 의원은 54명이지만 사무국 직원은 위원회별 담당직원 1명씩을 포함해 40명이, 정(町)의회는 사무직원 3~4명이 일을 한다고 합니다.

현재의 사무직원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연구모임'을 만들어서 공부하고, 또 의회자료실을 자주 찾으면 의정활동 성과가 돋보일 것입니다. 또 각종 안건이나 자료는 노트북을 잘 활용하면 이를 지급하는 명분도 서고 능률향상과 경비절약이 될 것 이고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이 되거나 과도한 자료 요구의 개선, 짜임새 있는 회기운영도 필요합니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지방의회가 존재하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면 의원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야 될 것 입니다.

이제 지방의회 부활 20년째로 성년을 맞는 만큼, 마음으로 존경받는 의원, 신뢰받는 의회, 희망주는 지방자치를 기대해 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