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선거 때의 절박했던 심정과 당선의 기쁨을 가라앉히고 앞으로 의정활동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골몰하고 있겠지요?
▲ 가기천 전 충남도의회 총무담당관 |
내부의식인 개회식에 집행부 간부들이 참석을 하는데, 의회를 존중하는 차원이라면 자치단체장만 참석하면 되지 굳이 부단체장과 원거리의 소속기관장까지 참석하는 것은 지나친 형식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위원회는 격식을 떠나 지역의 일을 터놓고 논의하는 자리로 만든다면 서로 신뢰하는 마음이 커질 것입니다.
의정활동의 소양을 쌓겠다고 하는 의정연찬회, 이것 곰곰이 생각해 보시지요. 풍치 좋고 시설이 괜찮은 곳을 찾아가 그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큰 내용도 없는 연찬회라는 것을 꼭 해야 하는지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평소 지역을 남달리 사랑하는 의원답게 관내에서 열자고 하던지, 의사당으로 전문가를 초빙하거나 연구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방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갖는 의장협의회, 위원장협의회, 꼭 해야 할까요? 현안사항을 협의하고 서로 비교견학을 위해 회의를 한다고 하지만, 터놓고 말하자면 거기서 다뤄지는 안건 중에 알맹이가 있는 것이 얼마나 됩니까? 많은 비용과 행정력을 들여서 과연 얼마의 성과가 있는 것인지 살펴보시지요.
해외연수. 하도 많은 논란거리가 되니까 의원들 스스로도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아마 여행국가와 지역이 주로 관광지이고 방문기관이나 시설은 구색 갖추기로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연수보고서는 이미 있는 자료나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어느 의회에서는 그나마의 보고서조차 내지 않았다는 비난이 일자 사무국 직원 탓으로 돌린 적이 있었지요.
이제는 의원들 몇몇씩 관심있는 분야를 택해 다녀오도록 해보시지요. 지원인력이 적어서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한다는 구실은 삼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느 의회를 예로 들면, 의원이 38명인데 직원은 위원회별로 전문위원을 비롯해 5~6명 등 80여명이 되지요. 일본의 경우 구마모토현(熊本縣)의회 의원은 54명이지만 사무국 직원은 위원회별 담당직원 1명씩을 포함해 40명이, 정(町)의회는 사무직원 3~4명이 일을 한다고 합니다.
현재의 사무직원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연구모임'을 만들어서 공부하고, 또 의회자료실을 자주 찾으면 의정활동 성과가 돋보일 것입니다. 또 각종 안건이나 자료는 노트북을 잘 활용하면 이를 지급하는 명분도 서고 능률향상과 경비절약이 될 것 이고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이 되거나 과도한 자료 요구의 개선, 짜임새 있는 회기운영도 필요합니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지방의회가 존재하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면 의원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야 될 것 입니다.
이제 지방의회 부활 20년째로 성년을 맞는 만큼, 마음으로 존경받는 의원, 신뢰받는 의회, 희망주는 지방자치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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