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7년 종합대학교 박물관 설치 의무화로 지역 내 대학 박물관이 대거 생겨났지만, 관리ㆍ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죽은 박물관'에 불가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시박물관협의회에 등록된 박물관은 총 19곳으로 그 중 대학 박물관은 6곳에 이른다. 대전대, 배재대, 한남대, 충남대 등 4년제 대부분 대학은 박물관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당수 박물관은 본래의 기능을 잃은 채 대학의 부속건물 중 하나로 취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역사를 대변해야 할 대학 박물관이 이처럼 학생과 지역민에게 외면받는 데는 관리, 운영, 인력, 홍보 등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부분의 대학 박물관 운영시간은 이용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개장 시간이 극히 제한돼 박물관을 찾고 싶어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상당수가 오후 5시면 문을 닫고 주말과 공휴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일부 대학은 평일에도 주 3일 정도만 문을 여는 등 방학에는 아예 문을 닫아 이용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박물관에 대한 홍보 부족도 큰 문제 중 하나다. 박물관이 알려지지 않아 학생들의 이용이 적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출입은 더 뜸할 수밖에 없다. 박물관의 전시도 큰 흥미를 끌지 못하고 상설전에 의지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대학 본부의 지원 부족도 박물관 운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학예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학예사를 갖춘 곳이 많지 않으며 대부분 조교 신분으로 학예 업무를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신분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전문성을 살리기도 그만큼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박물관장 신분도 대학의 주요 보직이 아닌 '명예직'으로 여겨지는 정도다.
지역 박물관 한 관계자는 “대학 박물관은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의 산 역사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췄음에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대학 내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대학 밖으로 나오는 방안을 모색해 진정한 박물관의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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