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전 중부소방서 소방관들이 동구 모 나이트클럽에 들이닥쳤다. 최근 지역 내에서 방화가 잇따르면서 예방활동을 위해 찾은 것. 소방관들은 나이트클럽 입구에 있는 주민소화기 9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부터 확인했다.
유호섭 소방위는 “소화기 압력 게이지가 녹색 부분을 가리키고 있어야 유사시 방화수가 차질 없이 나온다”며 연신 소화기 상단의 게이지 위치를 확인했다.
송은정 소방경은 “물이 나오는 부분인 스프링클러 헤드가 정상적으로 부착돼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점검 포인트를 설명했다.
소방관들이 이 나이트클럽을 찾은 이유는 얼마 전 이곳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오후 10시 26분께 이 나이트클럽 입구에서 종업원 서비스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냈다. 다행스럽게 종업원이 자체 진화에 나서 불은 금세 꺼졌지만,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같은 날 동구 모 병원 입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40대 남자가 복도 바닥에 시너를 뿌리고 방화를 기도했다가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제지당했다.
방화는 피의자 목적 달성을 위해 저지르기 때문에 실화보다 그 피해가 막대한 특성이 있다.
발생 횟수도 잦아 대전 지역에서 발생하는 화재 10건 가운데 1건 이상은 방화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전 전체 화재 1510건 가운데 222건(14.7%), 2008년 1550건 중 229건(14.7), 2009년 1397건 중 170건(12.2%)이 방화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로 이달 말까지 전체 690건 화재 가운데 70건(10.1%)을 차지한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방화 예방을 위해서는 옥내 소화전, 소화기, 스프링클러 등 자체 진화 장비의 면밀한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소방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중부소방서는 이날 직원, 의용소방대 등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전역 일원에서 방화예방, 피난시설 불법행위 근절, 신고포상제 등을 알리는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백구현 중부소방서장은 “대형화재 취약지구 등을 중심으로 방화예방 및 피난시설 확보와 관련한 플래카드 게시, 스티커 부착 등을 통해 화재 예방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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