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용제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
김기림 시인의 표현처럼 바다는 서글픔만 줄까? 결코 그렇지 않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바다는 꿈과 희망을 주지만 때로는 고통을 주기도 한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철이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여름은 바다 수온이 상승하고 해안가를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한편으론 우리를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이 대표적인 불청객으로 통계로 보면 전국에서 발생한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환자 및 사망자수는 2006년 88명 발생에 44명 사망, 2007년 59명 발생에 24명 사망, 2008년 50명 발생에 24명 사망, 2009년에는 24명 발생에 1명 사망으로 매년 감소 추세에 있어 다행스럽기는 하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사망한 1명이 우리도 당진군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원인 균이 비브리오 불리피쿠스(Vibrio vulnificus)균으로 바다에 살고 있는 호염성 세균으로 '청상감염형'과 '패혈증'으로 구분한다.
발생시기는 5~11월의 18도 이상이나, 7~9월 수온이 20도 이상의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주로 서·남해안 지역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서·남해안의 갯벌과 갯벌에 서식하는 어패류(조개류, 게, 낙지 등)에 균이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큰 강물이 서·남해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른 균들에 비해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산과 알칼리에 강하기 때문에 위를 통과 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 소화성(궤양) 질환자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균에 오염되면 20~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는데 급성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발병 후 36시간이 지나면 출혈 및 홍반, 수포 등의 피부병변이 발생하며, 주로 하지에서 시작해 발진, 부종, 수포, 괴사성 병변으로 진행되는데, 심한 경우 치사율이 50%를 상회하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과 함께 발생시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여름철 어패류를 가급적 영하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하고, 날 생선을 요리한 도마나 칼 등에 의해서 다른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해산물을 다룰 때는 장갑 등 착용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간염환자 등 간질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만성질환자, 노약자 등은 해산물을 충분히 익혀서 먹고, 어패류는 껍데기가 열리고 나서 60도 이상으로 5분 동안 더 끓이고, 증기로 익히는 경우 9분 이상 더 요리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몸에 상처가 있으면 상처난 부위를 통해 감염 될 수 있으니 가급적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이처럼 여름철 수산물관련 질병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므로 맘껏 즐기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다가오는 무더위에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맑고 깨끗한 바다가 한없이 펼쳐져 있는 우리도 서해안을 찾아 안전하고 싱싱한 수산물을 맘껏 맛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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