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한밭벌 혈투' 낙동강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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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한밭벌 혈투' 낙동강 지켰다

● 6.25전쟁 60년 '대전전투 재조명'

  • 승인 2010-06-24 18:38
  • 신문게재 2010-06-25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6·25 개전 초기에 있었던 대전지구 전투는 아군이 크게 패퇴한 전투로 알려져 있다. 미 제24사단장 딘 소장이 행방불명되고 병력과 장비 손실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군 남진(南進)을 저지하고 후속부대의 증원, 낙동강 방어선 구축 등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해 전략적으로는 승리했다는 군사(軍史)적 평가를 받고 있다. 6·25 60주년을 맞아 60년 전 당시 대전 전투를 되짚어봤다. <편집자 주>


계란으로 바위치기, 전력차 극심=육군본부 군사(軍史)연구소에 따르면 개전 이후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 주력 3사단과 4사단은 파죽지세로 남하를 거듭했다.

전사는 7월 16일부터 공주, 논산 방면에서 대전을 포위한 북한군 지휘부가 “대전을 점령하면 미군이 항복, 종전(終戰)될 것이다. 포상과 휴가가 대전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병사들의 사기를 돋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북한군 1군단 예하 3사단과 4사단은 보병 2만여 명뿐만 아니라 그 밑에 105전차사단, 107전차연대가 배속돼 T-34탱크 50대 등 막강한 화력을 갖고 있었다. 반면 아군은 미 24사단 보병 1만여 명과 26방공포대대 A포대, 포병 혼성대대, 제78전차대대 A중대, 대전차무기는 3.5인치 로켓포가 전부였다. 전력의 추는 전투 시작 전 이미 북한군에 기울어져 있었던 셈이다.

순식간에 저지선 붕괴, 패퇴=불어난 금강 수위 때문에 중장비 이동이 여의치 않던 북한군은 3일 뒤인 19일부터 대전 공략에 나섰다. 또 대전 배후인 금산방면으로 병력이 우회, 아군의 퇴로까지 차단했다.

미군은 현 선화감리교회 뒷산과 월평정수장 등 갑천 방어선을 비롯 남선공원, 읍내동 방면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북한군을 저지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북한군의 막강 화력에 진지가 모두 돌파 당하며 대전 시가가 함락되면서 대전역까지 폐허가 됐다.

20일까지 진행된 전투에서 미 24사단은 병력의 46%, 장비의 65%를 잃었다고 전사는 기록하고 있다. 퇴각과정에서 사단장 딘 소장이 행방불명돼 한 달여 뒤 적에게 생포되는 치욕을 맛보기도 했다.

북한군의 피해도 있었다. 딘 소장이 직접 3.5인치 로켓포로 북한 전차를 파괴하는 등 대전 전투 기간에 탱크 12대를 잃었다.

대전전투 재해석=대전을 점령한 북한군 각 부대는 '친위 부대'라는 칭호를 얻었고, 당시 인구 13만 명의 전술적 요충지 대전은 적 수중에 떨어졌다. 겉으로 보면 속절없이 아군이 무너진 것처럼 보이지만 전략적으로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16일부터 20일까지 북한군을 대전과 그 인접지역에서 머물게 하면서 남진 속도가 한풀 꺾였다.

이는 곧 비슷한 시기 포항에 상륙했던 미 제1기병사단이 경부축 방어선에 투입될 때까지 시간을 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해 대전전투가 전사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다.

육본 군사연구소 이상철 소령은 “대전전투는 전술상으로 볼 때에는 패배한 전투가 맞지만 큰 관점에서 보면 북한군 남진을 5일 지연하고 아군 후속부대의 전개를 쉽게 했다”며 “특히 북한군 전차 다량을 파괴함으로써 작전기동 능력을 저하하는 데도 일조했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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