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A고교 해외봉사 강요 물의

대전의 한 고등학교가 방학 중 수십만 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해외봉사활동을 추진하려다 논란에 휩쌓이자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더욱이 이 학교는 지난 학기 초에 불법찬조금을 거둔 의혹까지 불거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전교조 대전지부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A고교는 오는 8월 13일부터 20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150명 규모의 몽골지역 해외봉사 계획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은 원치 않음에도 참여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75만 원에 달하는 경비도 부담인데다가 실질적인 해외봉사 일정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지난 21일 A고 학부모가 제보를 했는데 ‘해외봉사활동 참여를 강요받았다’는 것이었다”라며 “학기 초 불법찬조금까지 거뒀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해외봉사활동은 부모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학생들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가급적 자제되고 있지만 A고교는 지난 3년 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다.

대학교육협의회에서도 학생들간 위화감 조성 등 이같은 문제점을 의식, 올해부터 대학 입학시 해외봉사활동 실적은 인정하지 않기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A고교는 또 학기 초 일부 학생들의 학부모로부터 간식비 등 10만 원 정도의 불법찬조금을 거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별반 운영과 수련회 행사시 간식비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제보한 학부모는 자식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걱정을 하면서도 ‘학교의 횡포가 도를 넘어 묵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고교는 해외봉사는 세계시민운동의 일환으로 학교 자체적으로 추진해 왔고 불법찬조금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A고교 교장은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 견문을 넓히고 더불어 봉사활동까지 하는 효과가 있어 추진해 왔다”라며 “하지만 불법찬조금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해외봉사 등 단위학교의 사업에 일일히 관여할 순 없지만 불법찬조금 의혹에 대해서는 학교 현장에 나가 확인을 거쳐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감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