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입장에서는 수억 원에 달하는 재원마련에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기존 쓰레기 청소차의 수거 방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대전도시공사는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기존 쓰레기 청소차를 보내지 않겠다는 으름장을 놓는 등 설치를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도안신도시 내 인근 학교와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도안신도시 개발과 관련,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을 설치하면서 목원대, 대전체고, 대전예고 등의 학교에 의무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각 학교마다 '챔버'(쓰레기투입구)를 설치하고 지하 관로 공사까지 학교에서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목원대의 경우 대학시설인 만큼 쓰레기 배출량이 많다는 이유로 내년 3월까지 대형 챔버 8개를 설치할 것을 요구받았다. 챔버 1개당 1억여 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적어도 8억 원 이상의 공사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목원대 관계자는 “대전도시공사에서 챔버 설치를 하지 않을 경우 쓰레기 청소차를 보내지 않겠다는 식으로 설치를 강요하고 있어 난감할 따름”이라며 “적은 금액도 아니고 10억 원에 달하는 재원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뿐더러 기존 쓰레기 처리 방식이 있어 이중으로 비용이 지불되는 출혈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목원대는 청소용역 인부들이 분리수거를 한 뒤 투입구에 배출만 하는 상황이 발생, 청소용역 비용과 챔버 설치의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쓰레기 배출량이 적은 대전체고와 대전예고는 대형 챔버 1개씩의 설치를 요구받았다. 하지만 고등학교의 재정상 1억 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체고의 경우 학교 자체 재원 마련이 어려울 경우 시교육청에서 지원을 받으면 되지만 사립인 대전예고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전예고 관계자는 “대전도시공사에서 여러차례 공문이 왔지만 ‘알아서 설치해라’라는 식”이라며 “기존 쓰레기 청소차의 수거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도 타당성을 판단해 대전도시공사와의 협의를 통해 설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상황은 도안신도시 뿐 아니라 판교 등 신도시개발지역의 일선 학교에서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도안신도시는 쓰레기자동집하시설 설치에 따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없는 것으로 계획된 도시”라며 “학교에서 재원마련이 어려워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 종합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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