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프면서도 부끄럽기도 하다. 떠올리기 조차 끔찍한 아동 성폭행 사건을 접할 때마다 우리들은 도대체 무얼하고 있었는지 자책감 마저 들기도 한다.
▲ 이영록 문화교육팀 차장 |
벌건 대낮에 학교로 공부하러 간 아이가 납치돼 성폭행 당한 일이 또 발생했다. 이 아이는 인간이길 포기한 범죄자로부터 큰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6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조두순 사건에 대한 기억이 생생해 치가 떨리는데 또 다시 이런 사건이 반복됐다는 것에 안타깝고 화가난다. 이 뿐만 아니다. 며칠 사이 어린이 성폭행 범죄가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5세 이하 어린이 2400여 명이 성폭행 범죄를 당했다. 아동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다는 게 범죄심리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아동 성범죄자는 다른 범죄자보다 교화나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만큼 사회로부터 격리가 필요한 것이다.
인간이길 포기했으니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도 된다고 본다.
최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화학적 거세를 통해 성욕을 없애는 방안도 제도적으로 추진해 볼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도 얼마전 국회 답변에서 “화학적 거세는 일종의 약물치료로 본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아동 성폭행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도입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아동 성범죄자들은 법의 처분을 받고 출소해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만 호들갑을 떨면서 대책을 마련한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이 사회가 어린이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데 일조한 셈이다.
거세가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논란이 된다면 답보상태에 머무를 수 있다.
잠재적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느라 정작 보호해야 할 잠재적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 인권이 보호되지 못하는 상황이 또 발생하게 된다.
더 이상 끔찍한 범죄로 고통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이영록·문화교육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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