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락]초전도 기술의 효용성과 저변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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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락]초전도 기술의 효용성과 저변확대 필요

[사이언스칼럼]김동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 승인 2010-06-21 14:11
  • 신문게재 2010-06-22 21면
  • 김동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김동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날씨가 무더워지는 여름이면 항상 접할 수 있는 뉴스가 바로 전기사용량과 관련된 내용이다. 에어컨 사용의 증가로 전력 예비율이 부족하다거나 순간 전기사용량 기록이 새롭게 경신됐다는 내용들이다.

▲ 김동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 김동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장
이러한 전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일반적으로 전선에 전류를 흘리면 전선이 가진 물질 고유의 저항으로 인해 열이 발생한다. 이는 전선을 흐르는 전기 에너지의 일부가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에너지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이며,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쓰는 에너지 양을 고려한다면 손실되는 에너지의 양은 엄청난 것이다.

만일 전기를 흘리는 전선에 저항이 없다면 그 활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전선의 재료로 전기저항이 0인 초전도체를 사용한다면, 전선을 통해 새나가는 에너지의 손실이 없어진다. 또 전선에 에너지의 손실 없이 흘릴 수 있는 전기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보다 가는 전선으로도 동일한 전류를 흘릴 수 있다.

초전도선의 단면적 ㎟당 흘릴 수 있는 전기의 양은 이론상 동일 면적의 구리선 대비 수백에서 수천 배를 흘릴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초전도 재료는 상온에서 초전도 상태가 아니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초전도 선재의 종류에 따라 액체헬륨 온도(-269℃) 또는 액체질소 온도(-196℃)의 극저온으로 냉각시켜야 초전도 특성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냉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분야에서는 여전히 큰 효용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전력 사용량 증가에 따른 전력케이블 증설공사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전력수송용 케이블에 초전도선재를 사용한다면 기존보다 최대 5배의 전류를 보낼 수 있으며, 동시에 전기 저항에 따른 전기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구리선을 사용했던 전기모터를 초전도선재로 만들면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고 크기도 작은 초전도 모터를 만들 수 있으며, 선박이나 중장비에 장착되는 대형모터의 크기를 축소시킴으로써 선박의 적재공간이나 운전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또 석유 등 화석에너지의 고갈에 대비한 미래의 에너지 연구중 핵융합 연구의 활용도는 보다 크다. 핵융합연구의 핵심은 고자기장으로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안전하게 가두어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게 하고 여기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핵융합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적 기술 중의 하나인 고자기장 발생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초전도선으로 만들어진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야만 필요로 하는 고자기장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주위의 가까운 예로는 병원에서 의료진단용으로 사용되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가 있다. 자기장을 이용해 인체를 촬영하는 MRI는 액체헬륨이 들어 있는 극저온 용기 안에 설치된 초전도 자석을 사용한다. 일반인들은 별로 의식하지 않고 의료 진단을 위한 영상사진을 찍지만, 이는 MRI를 통해 초전도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또한 대학이나 연구소의 실험실에는 분자나 원자의 구조를 이해하고 물질의 특성을 밝혀내는 정밀 분석기기로서 NMR 분석기기가 있다.

이 역시 초전도자석을 이용한 정밀 분석기기로서 매우 중요한 장치이며, 최근에는 화학물질이나 생체분자의 분석이나 구조규명 뿐 아니라, 인체의 단백질체 구조 분석에도 사용된다. 이렇게 분석된 정보들은 각종 질병의 원인과 예방을 위한 신약개발 등에 활용된다.

이밖에도 초전도 기술은 우주에서와 같은 무중력 환경을 만드는데도 활용된다. 우주정거장에서 진행되는 연구중 상당수는 지상에서는 얻을 수 없는 무중력 환경에서의 연구들이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지상에서 중력의 영향으로 만들 수 없었던 새로운 재료나 단결정 등을 제작할 수 있다. 현재 고자기장 초전도자석의 자기력을 이용해 중력의 영향을 상쇄하여 지상에서도 무중력상태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 수 있으며, 고가의 비용이 드는 우주정거장에서와 유사한 실험을 지상에서도 수행할 수 있다.

이처럼 초전도 기술, 초전도자석 기술은 우리 주위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으며 필수불가결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지만, 현재 초전도자석의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연구자가 스스로 초전도자석을 설계하고 제작해 자신이 필요한 연구분야에 최적의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고자기장을 얻을 수 있다면 국내 초전도 기술의 저변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2004년에 초전도저온 강습회를 통해 초전도자석의 제작기술을 보급한데 이어, 이달 21일부터 1주일간 '2010년 한·일초전도저온기술강습회'를 한국산업기술대학 인력양성센터, 일본저온공학협회 냉동부회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 강습회를 통해 연구자 또는 대학원생 등 참가자들이 세계적 초전도 및 극저온 전문가들과 함께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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