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지역대학의 간호사들은 수도권의 대형병원을 선호해 지역을 떠나고, 간호사 면허를 소유하고 있어도 '장롱면허'로 전락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간호인력 수급난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전국의 간호대학 출신 간호사들 가운데 4% 정도만 대전지역에 취업했고, 55% 정도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병원에 취업했다.
충남지역은 대전지역의 절반 수준으로 2.5% 정도만 지역에 취업했다.
이처럼 간호사들이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다 보니 서울지역은 지난해에만 3700여명의 간호인력이 남은 반면, 대전은 645명, 충남은 1491명이 각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서 인건비 수준이 비교적 높은 대학병원들은 간호사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요양병원을 비롯한 1차 병·의원 등 중소 의료기관들은 간호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역의 한 중소 병원은 몇차례에 걸쳐 간호사 모집 공고를 내고 있지만, 번번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일부 요양병원 등은 간호인력의 정년을 없애고, 60세 이상의 고령 인력을 고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그만둘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서울 대형병원의 경우 1년이상 간호인력이 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령을 기다리는 간호사들이 지역의 중소병원에서 일하다 발령이 나면 떠나는 통에 교육만 시키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간호인력들이 지방 병원을 외면하는 경우 외에 면허가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 '장롱면허'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것도 간호사 수급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전시간호사협회가 추정하는 대전지역의 장롱면허 소지자만 2000여명. 평생회원으로 등록하고 활동을 하지 않는 간호사도 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간호사 협회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간호사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하고 100% 재취업을 성공시키기도 했지만 올해는 사업비 지원을 받지 못해 이 사업마저 중단된 상태다.
대전시간호사협회 관계자는 “지역 병원들이 간호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역 중소병원들의 저임금과 처우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며 “지역의 간호대학 편입학 인력을 30% 늘리는 등 방안을 세우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간호인력 수급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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