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로]흔들리는 세종시, 허 찌르는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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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로]흔들리는 세종시, 허 찌르는 광주시

[기고]유병로 대전발전연구원장

  • 승인 2010-06-17 15:05
  • 신문게재 2010-06-18 20면
  • 유병로 대전발전연구원장유병로 대전발전연구원장
숨가쁘게 6.2 지방선거가 지나갔다. 세종시 원안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자가 대전, 충남·북 수장으로 당선되었다. 세종시에 녹색기술 대기업을 유치하려던 수정안 계획에 대한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당선자는 발 빠르게 세종시 입주 예정기업 유치작전에 돌입했다. “세종시 수정안이 물건너 갔다”면서 세종시로 갈 예정이었던 기업을 광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는 일이다. 불난집에 와서 가재도구를 빼가겠다는 심사다. 국가 균형발전론으로 세종시 원안고수를 주장하며 정부를 압박하더니 결국 세종시에 대기업 못가게 하고 자기지역에 유치하려는 속셈이 드러난 셈이다.

▲ 유병로 대전발전연구원장
▲ 유병로 대전발전연구원장
강 당선인은 모언론의 인터뷰에서“광주가 10여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해 겨우 건진 것이 LED인데, 세종시에 삼성 등 대기업이 2조원 넘게 투자하기로 하면 광주 LED산업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세종시에 투자하기로 한 기업들과 접촉해 광(光)산업의 메카인 광주로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삼성전자가 세종시에 LED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산업 중심으로 2조 5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계획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방정부의 수장이 우선적으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충청권 당선자도 냉철하게 지역의 이익을 위해 실속을 챙겨야 한다. 비록 야당이지만 적극적으로 여당도 설득하고, 정부도 설득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정권을 유지하려한다면 충청권은 피폐해 질 수 있다.

사실 충청의 북부권은 수도권 팽창의 영향으로 이미 수도권화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수도권과의 경쟁관계보다는 상생의 보완관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또 대전, 충남·북도 광역경제권 체계의 자발적 협약, 소위 충청광역회계를 두어 공동협력사업을 발굴하여 국제 경쟁력을 갖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전에서 공장용지를 확보하려면 3.3 m2(평)당 150만원 정도이지만 30분만 떨어진 충남에 가면 3~40만원에 확보할 수 있는데 대전의 기술과 인적자원, 충남북의 토지자원을 토대로 공동 운영하는 공단을 조성할 수 있다.

분권화가 진행되면서 도시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이제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중국 등 동남아를 대상으로 국가의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충청권도 세계속의 도시와 경쟁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몰론 정부가 지방행정 체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의 도시들이 인구 500~700만명 규모의 대도시권으로 재편하여 자립 경제권을 갖추고 있다. 또 우리정부도 2014년 시행을 목표로 현재의 도를 없애고 서울도 4-5개로 구분하여 전국의 행정구역을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구상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행정구역 재편논의와 별개로 공동의 투자와 이익을 분배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재정회계를 운영할 수 있다.

우선 대전, 충남, 충북도가 각각 운영하고 있는 발전연구원을 통합하면 많은 공동의 협력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대구와 경북은 전국의 시도중 협력사업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데 여기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통합운영되고 있는 대구경북발전연구원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세종시 문제가 정치적으로 표류하는 틈새에 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이익을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

물론 선거기간에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상반된 견해가 팽팽할 수 있다. 심지어 대학생들이“천안함 사태는 정부가 선거에 이용하려고 만든 자작극 아니예요”하는 말에 섬뜻한 적이 있지만 이제 선거는 끝났다.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충청권의 수장들이 모두 야당이지만 세종시문제를 비롯하여 각종 지역현안을 정치논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대결구도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지방과 중앙간 진정성을 갖고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여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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