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소장품 분실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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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소장품 분실 '쉬쉬'

박승무 화백작품 2점 사라진후 수개월간 묵인 기증자에 반환청구 요구까지… 은폐 의혹 논란

  • 승인 2010-06-16 18:18
  • 신문게재 2010-06-17 6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시립미술관이 소장품 2점을 분실한 채 수개월을 묵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작품 분실 사실을 알고도 기증자에게 작품 반환청구를 요구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16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이지호 관장 시절에 강홍자 전 시의원으로부터 박승무 화백의 유품과 유작 다수를 기증받았다. 미술관은 이를 관리하던 중 작품 6점 가운데 2점을 분실하는 사태를 빚었다. 분실된 작품은 드로잉(스케치) 작품으로 수장고에 보관돼 있었으나, 수개월 전 작품 정리 중 관리 소홀 등의 이유로 분실돼 현재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심향 박승무 화백은 1893년 옥천 출신으로 생애 마지막 23년을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6대 한국화가로 한국근대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분실된 작품은 크기는 작지만, 시중에서 보기 드문 밑그림으로 개인 친분 등에 의해서나 얻을 수 있는 귀한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번수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작품 분실과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으나, 취재가 이어지자 미술관측은 작품 중 일부에 대한 분실 사실을 시인했다.

기증자인 강홍자 전 시의원은 “귀중한 작품이라 고심하다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자 미술관에 기증하게 됐다”며 “수장고 관리가 얼마나 소홀했기에 분실됐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미술관측이 기증자에게 작품 반환 청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분실 자체를 은폐하려 했던 것이 아닌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예술인은 “작품 분실을 숨겨오다 기증자에게 기증을 취소토록 한 것은 분실 사실을 없었던 일로 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정확한 사태 파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지난주 미술관으로부터 작품이 없어졌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현재까지는 분실이 아닌 행불로 파악 중이고 자체 감사를 통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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