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꾸벅꾸벅' 월드컵 증후군... 새벽·술자리응원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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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꾸벅꾸벅' 월드컵 증후군... 새벽·술자리응원 부작용

학생·직장인 “일손 안잡혀” 수면부족 호소

  • 승인 2010-06-16 18:18
  • 신문게재 2010-06-17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남아공 월드컵이 중반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이른바 '월드컵 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다.

월드컵 시청 때문에 수면부족으로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직장 등에서 자신의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는 일이 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남아공은 우리나라와의 시차가 7시간으로 현지에서 오후 1시 30분~8시 30분 사이에 시작하는 경기를 우리나라에서 보려면 오후 8시 30분에서 다음날 새벽 3시 30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축구팬들은 4년 만에 한 번씩 열리는 빅게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면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TV를 시청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회사원 김 모(43)씨는 “16일 새벽 북한과 브라질 경기를 놓치기 싫어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TV를 시청했다”며 “이 때문에 이날 하루종일 쏟아지는 졸음에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영업사원 정 모(35)씨도 “회사 업무 차 차를 몰고 지방출장을 가는 데 졸음운전 때문에 하마터면 큰 낭패를 볼 뻔 했다”며 “월드컵 경기를 늦게까지 챙겨보다 보니 짧아진 수면시간 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컵 증후군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에까지 미치고 있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업에 매진해야 할 시기지만 월드컵 때문에 시험공부가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대학생 강 모(21)씨는 “지난주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한국팀의 거리응원을 나갔었는데 한국팀이 승리, 새벽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는 바람에 시험을 망쳤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축구경기 TV시청 시 흥분을 자제하고 수면시간 보충, 대중교통 이용 등을 당부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는 “월드컵 경기 시청 중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과도한 흥분 탓에 맥박 및 혈압이 상승하고 가슴 통증,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관전 중 음주, 흡연을 삼가고 지나친 흥분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월드컵 시청으로 수면이 불충분할 경우 생체리듬이 깨져 집중력이 저하돼 일에 대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어 경기 전 미리 잠을 자두거나 경기 후 바로 잠자리에 들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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