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문보]성공을 위한 마시멜로의 교훈

[시론]심문보 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얼마 전에 마시멜로에 관한 책을 접하면서 인생에 대한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돌이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처음 나는 마시멜로가 무엇인지를 몰랐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마시멜로를 보거나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에 마을 뒷동산에 올라 친구들과 칡뿌리를 캐어 껌 대신 즐겁게 나누어 씹고 다니거나 보리를 구워 먹고 들판에서 뛰어놀던 시절, 사탕이라곤 알사탕이 전부였고 그나마 건빵에 든 별사탕이 최고인 줄 알았던 나에게는 마시멜로가 너무나 생소했다. 작은아이에게 마시멜로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사탕의 일종이며 매우 달아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 심문보 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이 책에서는 마시멜로를 가지고 만족유예를 실험하는 내용이 나온다. 4살 된 600명의 아이를 한 명씩 각기 다른 방에 배치해 혼자 남겨두고 실험자가 마시멜로를 한 개 주며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는다면 상으로 한 개 더 주는 것이다. 마시멜로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방안을 뛰어다니기도 하고, 눈을 감고 숫자를 헤아리기도 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참아내어 두 개의 마시멜로를 받아 맛있게 먹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에 대한 실험이 조금은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만, 실험이 끝난 10년 후 아이들의 모습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준다.

10년 후 두 그룹을 상호 비교한 결과 15분을 참았던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학업 성적도 뛰어났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눈앞의 마시멜로에 만족한 아이보다는 한순간의 유혹을 참고 기다렸던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실험의 결과는 사람은 '더 큰 만족과 보상을 위해 지금의 욕구 충족을 미룰 줄 아는 의지'가 바로 성공을 견인하는 강력한 지표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사람은 눈앞의 이익만을 좇지 않고 참을 줄 알면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기꺼이 걸어갈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얻으려면, 그 사람이 자신을 돕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은 설득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성공은 과거나 현재의 위치에 달린 것이 아니라, 성공은 성공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하고자 하는 의지에 달렸다. 즉, 미래의 성공은 과거에 한 일이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달렸다는 것이다.

인생의 승리자와 패배자의 본질적인 차이는 지금 내가 준비한 것을 적시에 붙잡는 것이 필요하다.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진다. 그러나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드디어 왔어!' 하고 곧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뿐이다. 첫 번째 기회가 왔는데도 '지금은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면 기회는 미련 없이 당신을 그냥 스쳐 지나가버린다.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한다. 그러나 그때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또다시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기회를 잘 잡는 사람은 기회가 오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데 능하며,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놓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인생 승리자와 패배자의 차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여러 가지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너무나 조급한 나머지 눈앞에 보이는 마시멜로를 15분도 되지 않아 먹어치우지는 않는지?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대의를 저버리거나 사람과의 관계를 불편하게는 하지 않는지?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으려는 욕구를 억제한다면 성공의 문턱에 한발 가까이 들여 노을 수 있지 않을지. 인생에서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차이는 알면서 실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가 아닐는지. 우리 주변에는 많이 아는 자들보다 아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여 실패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실패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면 미래의 성공을 위해 오늘을 새롭게 준비하는 지혜와 실천이 필요하리라 본다.

흔히 20대를 기체에, 30대를 액체에, 40대 이후를 고체에 비유하기도 한다.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양과 격이 달라지는 물처럼 몸담는 조직에 따라 매우 유동적인 액체 상태(30대)를 지나 고유의 모양과 강도를 지닌 고체(40대 이후)가 되었을 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가 될 것인가, 다이아몬드가 될 것인가? 그것은 젊은 날을,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