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꼬리표 단 美돼지갈비 판친다

원산지 허위표시 심각… 6개월간 1억7천만원어치 유통 피해 속출

미국산 돼지갈비를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는 등 농축산물 원산지 허위표시 판매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원산지를 속여도 일반 식당에서는 쉽게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농축산물이 가공돼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공주·연기 출장소는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표시한 상태로 1만7355kg(1억 7000만원 상당)을 판매한 L씨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L씨는 작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충남과 경기도 일대 식당에서 미국산 돼지 갈비뼈와 국내산 돼지 앞다리 살, 목살 등을 식용 접착제로 붙여 만든 돼지 왕구이(일명돼지 왕갈비)를 유통시킨 혐의로 입건됐다.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표시한 상태로 유통된 돼지 갈비는 무려 1만7355kg(1억 7000만원 상당)에 달했다.

L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에 있는 A업체에서 수차례에 걸쳐 미국산 돼지 갈비뼈 1만1408kg(4600만원 상당)을 구입해 자신이 운영하는 연기군 소정면 제조 공장에서 앞다리 살, 목살을 식용접착제로 붙여 만든 덧살에 미국산 돼지 갈비뼈를 다시 한번 식용접착제로 붙여 왕구이(왕갈비)를 국내산으로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에서는 돼지 왕구이를 구입해 돼지 왕갈비로 판매하면서 300g당 1만~1만 3000원에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돼지 갈비의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더라도 일반 식당에서는 국내산과 수입산을 쉽게 분별해낼 수가 없어 피해는 날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

전문적으로 농축산물을 접착시키는 등 정교한 수법에 소비자들은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착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돼지갈비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진옥(53·연기군 조치원읍)씨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나 역시도 원산지를 속여 제공하는 것을 구별하기가 쉽지가 않을 뿐더러 지역에서 원산지를 속여 제공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며 “해당 음식을 지역주민들에게 공급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농관원 충남지원 관계자는 “원산지표시제가 조기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감시기능 활성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농축산물을 구입할 때 원산지 표시 확인을 생활화하고 원산지 표시가 의심스러우면 전국 어디서나 1588 - 8112로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태 기자·공주=박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