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사회는 1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총장 후보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달 말 다시 이사회를 소집키로 했다.
이사회는 지난 14일 열린 '총장후보 선임위원회(5명으로 구성)'가 KAIST 총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하지 않아 후보자의 면면을 파악하기 힘들다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총장선임위는 5명의 후보군 가운데 2명을 탈락시키고 3명을 이사회에 넘기는 역할을 해야 하나, 선임위원들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5명의 명단 모두를 이사회에 넘겼다.
KAIST 이사회는 이날 총장선임위가 총장 후보군을 압축하지 않은 것은 절차상에 문제가 있는데다 이사들이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총장 선출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이사회는 10일 이내에 총장선임위와 이사회를 각각 열어 다음 총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 같이 선임위와 이사회 모두가 총장 선출을 두고 핑퐁게임을 하는 양상이 나타나며 KAIST가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KAIST 총장 선출과 관련된 인사들에 따르면 현 서남표 총장에 대한 대내외적인 평가가 크게 갈리기 때문에 선임위와 이사회도 쉽게 차기 총장 선출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KAIST 내부에서도 서총장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인 것 처럼 교과부 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일부 이사들이 서총장의 나이가 고령이라는 점과 2006년 취임 당시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내세우면서 연임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합을 벌이고 있는 신성철 교수(물리학과)와 유진 교수(신소재공학과)의 경우, KAIST 교수협의회가 추천한 후보로 총장선임위와 이사회가 이런 분위기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AIST의 한 교수는 “총장선임위와 이사회는 시간에 연연하지 말고 학교를 세계 최고로 키울 수 있는 인물을 최종 총장 후보로 선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정치권 인사 개입 등의 각종 루머를 차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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