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516년 중종 11년 장원을 차지한 김구의 '책문(策文·술에 대해 논하라)'에 대한 답안으로, 예나 지금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술인가 보다. 물론 김구는 정신 수양을 강조했지만 술의 문제가 책문으로까지 출제된 것을 보면 술의 심각성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도시권 지구대는 야간에 취객을 상대하느라 경찰 본연의 임무를 잊은지 오래다. 주택가의 순찰, 청소년 보호, 도난 예방은 시외지역이나 주간의 업무로 자리잡은 것이다. 술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비단 경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술로 인한 연 20조 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에는 무질서와 범죄 외에도 가장 소중한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불행도 포함돼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다. 잘못의 원인이 술이면 본인이나 상대방, 심지어는 국가도 심신미약 감경규정을 적용해 선처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김수철 사건으로 그동안 곪아 왔던 술에 대한 문제를 돌이켜보고 또 반성했다. 이제는 더이상 머리로만 반성하지 말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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