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권 우송대 학사부총장 |
우리나라는 과거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 여러나라로부터 받은 원조를 발판으로 경제성장과 부를 이뤄냈는데, 원조를 받아온 거의 모든 나라들이 여전히 빈곤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의 성공사례는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희망의 상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얼마 전 우리 대학과 교류협력을 하기 위해 방문한 필리핀 국립대 총장이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필리핀이 아시아에서 앞선 나라였고 한국은 필리핀보다 많이 뒤처진 나라였는데 한국은 어떻게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 돼 많은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고 필리핀은 여전히 가난한 나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우리에 대한 부러움과 자국에 대한 부끄러움을 보였는데, 이는 많은 나라에서 갖는 우리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세계의 개발도상국들은 불과 몇십년 전만해도 같은 빈곤국가였던 한국이 단시일 내에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고 IT, 문화, 스포츠,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 앞선 나라가 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배우고자하는 것이다.
서구 선진국의 발전 모델은 개발도상국들에는 현실성이 떨어지기도 하며, 과거 종주국과 식민지간의 역사적 관계로 인해 서구 선진국의 원조가 그리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에 우리의 발전모델과 개발경험은 우리도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우리의 개발경험의 전수는 고맙고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원조는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들의 원조와는 다른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의 개발 경험전수와 원조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면서 우리에게 자원개발 및 시장진출을 포함한 경제 개발협력과 신뢰의 외교 관계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도움을 받은 국가들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특히 남북한 긴장관계가 고조되고 있는 속에서는 향후 우리의 입장을 지지해주는 원군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대외원조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바, 우리나라가 G20 의장국이 된 데에는 이러한 우리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와 노력도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빈곤극복과 경제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산업개발에 필요한 인적자원개발과 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의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국가 발전모델에서 그 해법을 찾고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쟁이후에 가장 필요했던 것은 식량이나 사회기반기설의 복구였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이러한 국가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적자원의 개발이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았고, 이러한 원조는 인적자원개발과 교육 인프라 확충에 중점적으로 투자됐으며, 결과적으로 원조를 통해 우리는 산업화에 필요한 인적자원개발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인적자원개발의 노력이 경제발전계획과 결합돼 국가발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에 원조를 통해 인적자원개발과 교육시스템의 전수를 요청하고 있는 것은 외국으로부터의 원조를 인적자원개발, 산업화, 경제발전으로 이루어지게 한 우리의 성공적 모델을 따라가고자 하는 측면에서 시사되는 점이 많으며 자랑스러운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의 토대가 된 인적자원개발과 교육의 경험과 노하우를 원조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일은 어느 원조국가에서도 찾기 어려운 차별화되고 독특한 '한국형 개발협력 원조모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모든 국가들이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나라로서 국가의 위상은 물론 어려운 나라를 돌 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위상과 위치에 걸맞게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나라를 살펴보면서 보다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우리가 원조를 받았을 때 도와주었던 나라들의 고마움을 헤아리면서 보다 따뜻하고 지혜로우며 감동을 주는 원조의 나라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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