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헤세' 꿈꿨던 홍순길 교수 유고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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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헤세' 꿈꿨던 홍순길 교수 유고집 발간

■ 암에 걸린 어느 대학교수의 행복이야기 타계 1주기 맞아 희망·행복 노래한 수필집 책으로

  • 승인 2010-06-15 14:21
  • 신문게재 2010-06-16 11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이 책의 저자인 고 홍순길 교수는 40여년을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를 연구한 헤세전문학자로 세계 유일의 헤세전문도서관을 만들고 운영한 인물이다.

그동안 헤세에 관한 전문서적과 학술논문을 많이 써왔던 저자는 헤세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헤세와 그의 작품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준비하던 중 담도암 진단을 받게 된다.

이 책은 그가 투병하는 동안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행복한 삶을 반추하면서 자신의 소박한 행복이야기와 헤세가 말하는 행복관을 함께 엮은 수필집이다. 아쉽게도 저자는 자신이 집필한 수필집의 출간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1년 후 이 책은 유고집 암에 걸린 어느 대학교수의 행복이야기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책에서 저자는 헤세의 사고와 이상은 불행을 딛고 넘어서서 행복에 대한 염원으로 가득 차 있고, 그는 독자들로 하여금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으로 나아가도록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헤세는 무엇보다도 인간 내면의 뜰을 소중하게 가꿔 온 정원사이며 이런 흔적이 그의 모든 예술 활동(문학, 음악, 미술)에 녹아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영혼 상담가'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헤세에 몰두한 저자 역시 헤세처럼 웰 빙(well-being)과 웰 다잉(well-dying)의 행복한 삶을 살다 갔다. 그는 행복에 대한 기준이나 조건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단정할 수 없지만, 저자는 행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행복의 조건으로 감사하는 마음, 느림의 미학, 무소유, 탈문명, 자연에의 순응, 내면의 부유함 그리고 단순 소박한 삶 등을 꼽고 있다.

이번 유고집은 두 가지 측면에서 쓰였다. 하나는 저자와 같이 암에 걸린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고통을 잊게 하는 것이며, 일반인들에게는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행복에 관한 여러 단상과 그 실천 방향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행복에 관해 철학적이고 본질적이며 인문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생활 속에서, 그리고 아주 가까이에 있는 크고 작은 행복들에 무심하고 때때로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사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한편, 지난 5일 충북 보은군 회남 홍 교수의 자택에서는 정경량 목원대 독일언어문화학과 교수와 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홍 교수의 1주기 추모식과 그의 유고집인 이 책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공감IN/홍순길 지음/188쪽/1만원 /강순욱 기자 ksw@

● 고(故) 홍순길 교수는?
 
지난해 6월 담도암으로 투병하다 향년 62세로 세상을 떠난 고(故) 홍순길 교수는 1980년부터 목원대 독일언어문화학과 교수로 36년간 재직하면서 한국헤세학회장과 국제헤세학회 창립 발기인으로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는 헤르만 헤세에 관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1997년 자신의 소장 자료인 헤세의 수채화 50여점과 진귀한 헤세의 생애 기록물, 초판본, 특별본, 번역본, 참고문헌(영어, 독어, 불어, 스페인, 일어), 시청각자료 등을 바탕으로 목원대학교에 세계 유일의 헤세 전문도서관을 개관하여 헤세 전공자 및 일반인들에게 헤세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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