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 희로애락 용광로=그리스전이 열린 지난 12일 서대전공원은 1만 5000여 명이 '대~한민국'을 외치는 뜨거운 응원 함성으로 가득찼다.
각자 개성스런 복장으로 시민들의 모양새는 달랐지만 한국팀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만큼은 하나였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광장에 모여들면서 자발적인 참여, 동질적 공동체 형성이라는 광장문화의 가장 큰 특징을 실감케 했다. 이날 서대전공원은 대전시민들이 열정을 분출하는 용광로 그 자체였다.
지난해 6월 열린 6·10 민주화 항쟁 기념대회에서도 시민과 시민단체 2000여 명이 서대전공원에 모였다. 참석자들은 이곳에서 문화제를 열며 자유롭게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면서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보였다.
또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잇따라 서거했을 때는 시민 분향소가 차려져 시민들이 비통함을 함께 나눴다.
▲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 그리스전이 열린 12일 대전 중구 서대전시민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응원전을 펼치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이민희 기자 |
▲왜 서대전공원인가?=광장문화 1번지로 서대전공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대적, 역사적, 지리적 전통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의 대표적 광장으로는 이곳 말고도 시청 남문광장, 엑스포 남문광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시청 및 엑스포광장은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둔산 개발로 인해 생겨난 곳. 조성 연도는 시청광장 1999년, 엑스포광장 2004년이다.
하지만 서대전공원은 도시 생성 뿌리인 원도심 중구 한복판에 있다는 상징성이 있고 조성된 때도 1992년으로 훨씬 앞선다.
넓이도 서대전이 3만 1513㎡로 엑스포 2만 9400㎡, 시청 5000㎡ 보다 월등한 것도 1등 광장문화가 형성된 원인 중 한가지로 분석된다.
충남대 사회학과 김선건 교수는 “현 정권 들어 잠시 위축됐던 광장문화가 월드컵을 계기로 활활 타오를 것”이라며 “서대전공원은 다른 곳보다 모이기 쉬울뿐더러 역사적 요인 등 여러 상징성이 있어 광장문화가 발달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도청이 이전하면 중앙로-도청부지-서대전공원에 이르는 곳에 광장문화를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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