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할아버지는 “새들이 연신 나뭇가지를 물어 우편함을 주변을 왔다갔다 하길래 이상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그마한 알이 예닐곱 개나 있더라”면서 “하루 종일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대문 옆 우편함에까지 새들이 알을 낳아 놓는 것을 보니 도심 속에서 새들이 정말 살 곳이 없긴 없는 모양”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새들이 우편함에 알을 낳아 놓은 것을 본 이후 최 할아버지는 새들이 알을 부화하는데 행여 방해가 될까봐 대문에 새로운 우편함을 설치하고 낡은 우편함에는 '우편함 속에 새들이 알을 낳아 놓았어요. 조심해 주세요'라는 쪽지를 붙여 놓았다.
최 할아버지 가족과 이웃들의 따뜻한 배려로 최근 낡은 우편함에서는 새끼 박새 6마리가 태어나 동네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박새는 평지나 산지 숲, 나무가 있는 정원, 도시공원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로 4~7월에 나무구멍, 처마 밑, 바위 틈 또는 나뭇가지에 마른 풀줄기와 뿌리·이끼 등을 재료로 둥지를 틀고 한번에 6~12개의 알을 낳는다.
한편 최 할아버지는 아기새들이 먹을 수 있도록 벌레를 잡아 우편함에 넣어주는 등 지극한사랑을 쏟고 있다.
/엄현숙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