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통해 소통과 융합을 표현했다는 중국 상해엑스포 한국국가관 내외부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문장들이다. 지난달 1일 개막해 오는 10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상해엑스포는 전 세계 192개국이 참가했으며 국제기구들과 기업관, 도시관 등으로 구성된 엑스포 사상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는 이중 한국국가관과 기업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관은 '프렌들리 시티, 컬러풀 라이프'를 주제로 한국문화의 다채롭고 융합적인 특성을 기호와 공간이 융합하는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특히 3만8000개의 타일에 한글과 그림을 넣은 아트픽셀을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국가관은 언론을 통해 다양한 한글의 자모가 건물의 외벽을, 예술가가 직접 쓴 글자들이 내벽을 장식하고 전체 외관도 거대한 한글의 자모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자모가 결합하면서 다양한 모양과 소리를 만들어 내는 한글이 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는 엑스포 현장에서 가장 한국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고 보도됐다. 그러나 실제 타일에 적힌 글들을 읽어보면 한글의 아름다움과 소통, 융합을 의미하기보다는 웃음이 먼저 나온다.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를 주제로 한 한국관 내벽은 설치예술작가 강익준 씨의 작품으로 3만8000개의 글자로 구성한 110개의 단문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우호와 소통의 메시지를 준다는 취지다.
상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김석봉(47)씨는 “중국 친구들과 한국관을 방문했는데 '얼짱 사진각도는 45도가 아니라 48도라고 한다, 프라이팬은 뜨거울 때 닦아야 한다, 전기통닭은 무 맛이다'라는 글을 가리키며 무슨 뜻이냐고 물어와 설명하기 난감했다”며 “이게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비싼 입장료가 아깝다”고 얼굴을 붉혔다.
상해엑스포 입장료는 평일 일반표가 160위안(한화 약 3만원)이며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한국 국가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 4시간 이상 기다려야할 만큼 관람객이 많다.
/중국 상해=이용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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