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보문산 입구에 있었던 대사동 별당(중구 대사동 99-7)은 역사적 가치가 커 건물 보존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시와 소유자 간에 견해차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또 한국전쟁 당시 이시영 부통령이 숙소로 사용했던 가옥으로 이곳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하는 등 난국의 국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었지만 지난 2008년 소유자가 바뀌면서 신축계획 의사를 표명, 건물은 수년간 방치돼 흉물로 취급받아 왔다.
같은 해 9월 한남대에서 대사동 별당을 전시관으로 활용할 의사를 밝혀와 이전 계획이 세워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대사동 별당이 있던 자리는 건물 신축을 위해 공사가 한창이며 이후 찜질방, 식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문제는 지역의 역사를 간직한 소중한 건축물이 소유주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철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등록문화재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소유자 동의가 등록의 필수조건이며 등록문화재로 지정돼도 소유자 의지에 따라 철거될 수 있다. 이런 만큼 지역 근대건축물에 대한 보호와 보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모색이 절실한 상태다.
건물 신축 관계자는 “건물 상태가 좋지 않아 보존가치가 낮은 것으로 판단해 철거, 정식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보존가치를 생각해 시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전 등 다른 대책도 가능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등록문화재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등록을 권유했으나 소유자 거부로 미등록 됐다”며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축물도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철거가 가능, 그동안의 보존 노력에도 철거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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