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림으로 보는 '진짜 역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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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림으로 보는 '진짜 역사' 풍경

■ 그 집 이야기 이탈리아 한 농가에서 벌어진 100년 동안의 이야기

  • 승인 2010-06-08 14:13
  • 신문게재 2010-06-09 12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마지막 휴양지'에서 글과 그림의 명콤비를 이뤘던 로베르토 인노첸티와 존 패트릭 루이스가 다시 한 번 뭉쳤다. 이들은 20세기, 백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 아래, 실제로 사람과 자연과 공간은 어떻게 존재하고 변해 왔는지, 그들의 진짜 삶은 어떠했는지를 장중하고 힘찬 시와 정교한 그림으로 보여 주는 그림책 '그 집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이탈리아의 한 농가의 이사, 결혼, 탄생, 죽음, 전쟁, 이별 등 생의 굴곡진 변화를 담은 열다섯 해를 포착하고, 각 해마다 농가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다섯 점의 그림들에는 간결하고 상징적인 4행시도 덧붙여졌다.

이 책은 간단한 형식이 반복되는 그림책이지만 결코 단순하지는 않다. 그렇기에 더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재미를 찾아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이를테면 1915년 한여름에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신랑과 신부는 1918년 남편의 전사 통지서를 받고 슬픔에 잠긴 부인의 그림으로 이어지는데 남편이 1차 대전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또 1926년 짚가리 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던 아이들이 1936년엔 유니폼을 입고 어색한 동작을 취하고 있는데, 이 아이들이 입은 유니폼이 당시 파시스트 소년단(balilla)의 유니폼임을 알아내면 이탈리아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처럼 그림에 머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이 그림책은 더 즐겁고 풍성한 사생활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그리고 이 사생활의 세계에 흠뻑 빠져, 어제로 오늘로 그리고 내일로 흥미로운 여행을 떠나 볼 수 있다. 사계절/존 패트릭 루이스 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64쪽/1만98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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