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승철]남아공과 대한민국의 비교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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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철]남아공과 대한민국의 비교분석

[중도마당]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

  • 승인 2010-06-07 14:12
  • 신문게재 2010-06-08 20면
  • 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
2010년 6월. 온 국민에게 희망을 줄 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4년 만에 붉은색 옷을 꺼내 입고 광장 앞으로 모여들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 있는 동포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16강 진출을 기대하는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 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
▲ 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
2002년 6월. 필자가 미국에서 연구 생활을 할 때 담당 교수인 엘콘 박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었다. 당시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때라 자부심을 갖고 그 교수에게 우리나라의 자랑을 늘어 놓았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다시 만나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자기 나라 자랑을 할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남아공은 우리나라와 7시간 시차가 나며 사계절이 우리나라와 반대다. 영국 식민지였기 때문에 차들도 좌측도로로 운행하고 일부다처의 문화가 허용된다. 과거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인종분리정책)라고 불리는 인종차별이 종교적 그리고 법적으로 정당화되었다.

일견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이 나라가 의외로 우리나라와 유사한 점이 꽤 있다. 우선 남아공은 우리나라와 같은 공화국으로 영문명(Republic of South Africa)이 우리나라(Republic of Korea)와 유사하다. 인구도 4800만명으로 비슷하여 세계 25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최대의 오렌지강이 국토의 중앙을 횡단하는 것 또한 우리의 한강과 유사하다. 식민지 역사를 갖고 있고 우리나라보다 뒤늦게 영국으로부터 1961년에 독립하였다.

그러면 양국간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자. 남아공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도가 3개인 나라다. 행정수도(프리토리아), 사법수도(블룸폰테인), 입법수도(케이프타운)로 분할되어 있다. 하지만 남아공에서 가장 큰 도시는 수도가 아닌 요하네스버그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행정수도, 사법수도, 입법수도, 그리고 가장 큰 도시가 서울이다. 크기는 어느 나라가 클까? 남아공의 면적은 122만1037㎢ 로 세계 25위이며, 우리나라는 1만32㎢로 세계에서 108위다. 남아공의 면적은 우리나라의 12배 인데도 수도가 3개나 되는데 거리 문제로 행정복합도시의 비효율성을 문제삼는 것은 아이러니일 수 있겠다.

스포츠면에서는 영연방의 일원으로 럭비, 축구 같은 영국식 스포츠가 인기다. 축구는 1996년 아프리카 국가배에서 우승했으며 이번이 3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남아공 출신 축구선수 퀸튼 포춘이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한다고 엘콘 박사가 침을 튀기며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퀸튼 포춘은 이후 방출되었고 우리나라 박지성 선수는 현재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FIFA랭킹도 남아공은 83위의 하위권으로 우리나라(49위)에 비해 한참 뒤져있다.

2010년 5월. 오랜만에 엘콘 박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연구내용 외에 월드컵을 개최하는 자랑스러움을 내비치는 내용에 더하여 천안함, 북한의 전쟁 협박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걱정스런 눈치였다.

남아공의 케이프반도 끝에 있는 암반으로 된 곶을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라 부른다. 유럽인들이 이 곳을 지나면 인도로 가는 희망의 길이 열린다는 의미에서 붙인 말이다. 반면에 아프리카의 노예들은 이 곳을 지나면 노예로 팔려간다는 생각에 절망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최근 급변하는 정세로 한반도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과거 수많은 어려운 시절을 극복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금의 절망적인 상황을 희망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축구에서 승리하려면 코치진과 선수가 단합해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경제·금융 불안요인이 팽배한 이 시점에 정부와 국민이 의기를 투합하면 GDP 경제대국 8강 안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태극전사들이 16강을 넘어 8강을 넘어서길 간절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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