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천안함 46 용사가 잠든 대전 국립현충원 합동묘역.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현충일을 맞아 천안함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참배객들의 무거운 발길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이른 아침부터 묘역을 찾아 손수 싸온 음식을 묘비앞에 놓고 절을 올렸다.
일부 유족들은 애써 참았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목 놓아 울어 이를 지켜보는 추모객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 현충일인 6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합동묘역을 찾은 천안함 생존장병들이 고인의 묘비 앞에서 오열하는 유가족을 지켜보고 있다./지영철 기자 |
현충일 전날인 5일부터 아들을 보기 위해 대전에 내려왔다는 고 이상민(23) 하사의 어머니는 손수 장만해온 음식과 생전에 아들이 좋아하던 커피를 비석앞에 올려 놓았다.
이 하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묘역을 좀처럼 떠나지 못하고, 아무말없이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다.
조금이라도 아들이 더울세라 이 하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묘비 앞에서 아들을 위해 부채질을 해줬고, 매일 찾지 못하는 아쉬움에 아들의 묘비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이 하사의 어머니 도영숙씨는 “우리 상민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네 모습이 떠나지 않아. 보고싶어”라며 “우리 애기. 엄마가 네가 좋아하던 커피도 갖고 왔는데…”라며 묘비를 어루만지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엄마가 매일 찾아 오지 못해 너무 미안해”라며 “그래도 우리 상민이 잊지 않고 싸이월드에 친구들과 시민들이 함께 아파해주고 위로해주고 있어”라며 눈물을 흘려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 제55회 현충일인 6일 국립 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합동묘역에서 유가족이 고인의 묘비를 끌어 안은 채 오열을 하고 있다./지영철 기자 |
함께 찾은 친지들은 “왜그렇게 서있어. 이제 그만가자”라며 애써 슬픔을 참아냈다.
이 하사의 비석 앞에는 친구들이 놓고 간 담배와 편지, 그리고 꽃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이 하사를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현충원을 찾았다는 동기 전준영(24)씨와 친구들은 묘비앞에 담뱃불을 붙여 올려 놓으며 고인을 애도했다.
또 고 임재엽 중사의 묘비 앞에서는 한 어린 꼬마아이가 꽃을 올려 놓은 뒤 앞에 서서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박민채(50)씨는 “형수의 조카가 임재엽 중사인데, 가족들과 함께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찾았다”며 “ 젊은 나이에 이렇게 안타까울수 없다. 부디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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