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겸 前 충남지방경찰청장 |
보름 동안 매일 15분 정도 훈련시키면 웬만한 동작은 모두 배운다. 나이 들면 그런 교육이 불가능하다. 맞다. 틀리다. 집게벌레(earwig). 살짝 귀띔으로 환심 사는 개코들기꾼을 이르기도 한다. 여하튼 귀와 깊은 관련 있다. 따뜻하고 습기 찬 틈새 선호. 귀하의 귀도 보금자리의 하나다. 맞다. 틀리다.
일상생활에서 듣곤 하는 사례들이다. 그런데도 정작 이렇게 물으면 혼란스럽다.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자신이 없다. 뻔히 알 거 같은 걸 물으니 함정이 있을 듯하다. 쉽지 않다. 더 어려운 선택이 선거다. 특히 지방선거. 입후보자는 대부분 모르는 사람이다. 길거리의 사진과 공약을 통해 판단한다. 그게 그거고 그게 그거다. 곤혹스럽다.
정당이 표준이 되고 만다. 바람과 색깔과 대표선수로 승부를 겨룬다. 정작 긴요한 정책은 실종. 행방불명 상태다. 그래도 표는 한 곳을 향해 흘러간다. 방향성이 있다.
흐름을 읽으면 승리한다. 간과하면 패배한다. 여덟달 만에 하차한 하토야마 일본 총리. 풍향계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다. 유권자가 야당 민주당이 좋아서 여당으로 만들어 주지는 않았다. 소속 정치인 중 중견 이상은 거개가 옛 자민당 식구다. 말하자면 정치호적을 옮겼을 뿐이다. 그렇지만 반 자민을 내걸었다. 환갑 되도록 집권해 온 자민당에 식상한 표가 그곳으로 갔다.
정권은 잡았다. 운영은 여의치 않았다. 야당이 반대한 탓이 아니다. 일본정치의 폐습 불법정치자금에 발목 잡혔다. 겉 대표 하토야마 수상과 속 대표 오자와 당 간사장이 걸렸다. 미일관계도 삐걱거렸다. 미 해병대 헬기훈련장 이전문제가 암초. 다섯 해 전 합의는 우리가 하지 않았다.
새로 하자.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교섭하자고 제의했다. 그뿐이랴. 일본 총리대신은 곧잘 나는 친중파라 했다. 미국유학까지 하고서도 이러는가. 심기가 몹시 불편한 미국이었다. 따뜻한 봄날 워싱턴에서 핵 안전보장 회의가 열렸다. 13개국 원수가 모였다. 유일한 피폭국가 일본. 할 얘기가 많았다.
말할 기회 봉쇄. 하토야마와 오바마의 대화는 각국 대표단 합동만찬장에서 이루어졌다.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회의 기념사진은 어땠는가. 셋째 줄 맨 끝에 세웠다. 단체사진은 파워와 권위를 표상한다. 주최자와 가까운 위치일수록 대접받는다. 미국은 그에게 실무 안내자가 서는 자리를 배정했다.
상대방 있는 이 세상. 제안과 선택의 관계다. 깨끗함과 일관성이 기둥이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며 발 뺀다. 배신자. 나라 안팎의 불신을 몰고 온다. 낙마한다. 그런 자는 암탉에게 물릴 걱정 안 해도 된다. 이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맞다. 틀리다. 물린 남성 있기는 하다. 꽃뱀에게 당했다. 여성에게 이 표현 사용은 금물. 성차별이다.
코끼리는 길을 명확히 기억한다. 유권자야 기억력 더 좋다. 네 해 후 당선자가 한 공약을 점검한다. 당락 결정권을 행사한다. 이행한 경우에는 다시 승리를 안긴다. 맞다. 틀리다.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 흘린다. 미안하고 불쌍해서다. 닭이 이를 갈게 만드느냐 악어가 울게 만드느냐는 당신 책임이다. 비둘기와 꽃이 내 친구인 내가 좋다. 맞다. 틀리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