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네 가지 키워드를 지향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이어령이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수의를 마련하는 심정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 가지 일, 즉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창조학교’, ‘한국인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다.
두 번째는 이어령의 문학을 둘러싼 ‘오해’다. 뛰어난 문학가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의 문학성이나 문학적 성과에 대한 평은 찾아보기 어렵거나, 아니면 평가 절하되고 있다.
세 번째는 이어령의 창조성이다. 이어령이 ‘창조’라는 화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다음 세대를 위해 창조성을 배양하고 창조적인 사람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네 번째는 이어령의 영성이다. 그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기독교도가 되어 세례를 받았다. 당시 그가 세례를 받는 모습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감각적인 기사 제목 아래 크게 보도되었고, 이어령의 딸 장민아의 남다른 사연과 함께 큰 화젯거리가 됐다.
이 책에서는 지성에서 영성으로 넘어가는 ‘문지방 위’에 선 이어령이 지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받아들인 인간 예수의 모습과 영성으로 받아들인 기독교, 그리고 그가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기까지의 극적인 과정도 만나볼 수 있다. 알마/이어령, 강창래 지음/304쪽/1만5000원.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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