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지성 이어령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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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지성 이어령을 만나다

■ 유쾌한 창조

  • 승인 2010-06-01 21:10
  • 신문게재 2010-06-02 12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지금까지 100여 권의 책을 쓰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강의, 강연 그리고 대담을 해온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 이 책은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의 인터뷰어 강창래가 이어령과 만나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어령은 일흔일곱 살이다. 그가 1956년 ‘우상의 파괴를 쓰고 명동에 나가보니 유명해졌더라’던 시기가 스물셋 때의 일이다.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양의 글을 써왔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강의와 강연 그리고 대담을 해왔다. 이어령이 앉는 그 자리가 곧 강의실이라고 할 정도다. 그런 이어령에게 더 이상 할 말이, 더 써야 할 글이 있을까 싶지만 이어령은 여전히 할 말이 많다.

 이 책은 네 가지 키워드를 지향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이어령이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수의를 마련하는 심정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 가지 일, 즉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창조학교’, ‘한국인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다.

 두 번째는 이어령의 문학을 둘러싼 ‘오해’다. 뛰어난 문학가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의 문학성이나 문학적 성과에 대한 평은 찾아보기 어렵거나, 아니면 평가 절하되고 있다.

 세 번째는 이어령의 창조성이다. 이어령이 ‘창조’라는 화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다음 세대를 위해 창조성을 배양하고 창조적인 사람이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네 번째는 이어령의 영성이다. 그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기독교도가 되어 세례를 받았다. 당시 그가 세례를 받는 모습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감각적인 기사 제목 아래 크게 보도되었고, 이어령의 딸 장민아의 남다른 사연과 함께 큰 화젯거리가 됐다.

 이 책에서는 지성에서 영성으로 넘어가는 ‘문지방 위’에 선 이어령이 지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받아들인 인간 예수의 모습과 영성으로 받아들인 기독교, 그리고 그가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기까지의 극적인 과정도 만나볼 수 있다. 알마/이어령, 강창래 지음/304쪽/1만5000원.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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