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창]문화도 스폰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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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창]문화도 스폰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 승인 2010-06-01 19:45
  • 신문게재 2010-06-02 10면
  • 박재홍 시인.갤러리 예향 관장박재홍 시인.갤러리 예향 관장
우리 사회의 오래된 관행이 관습이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부조리한 모습이 ‘스폰서 향응’이다. 이러한 관행은 어떤 대책을 내 놔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토착화된 문화계의 관행도 또한 마찬가지다.

TV 프로그램을 봐도 그렇다. 성격과 다양한 중복 연예인은 물론 기획 의도마저도 흡사하게 닮은 것을 보면 유행의 흐름을 타는 물타기식 관행이 아닐까 싶다. 예능, 드라마 교양 라디오의 역사를 달리 쓸 필요가 있다.

서양화를 그리는 화가들이 전통에 근간을 둔 문인화나 서예 동양화 등의 모습을 보면 모두가 닮았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한다. 선생님의 모습과 제자의 색깔 구도등 발묵의 모습까지도 닮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적인 그림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설명이 없고 동호인 모임처럼 자신들의 폐쇄적 잔치로 끝나는 것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인화의 역사적 배경 그림을 보는 방법 등 정신문화고 전통이라고 하는데 그것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관람자에게 요구한다는 점에서 점점 향유 계층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를 많은 향유계층에게 나누어 주는 기관에서도 담당 부서의 전문성 결여를 말하는 경우도 이러한 관행에서 빚어진 볼 멘 소리라고 들을 수 있겠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는 불안함을 말한다. 생각해 볼 일이다.

간송미술관에서는 16일부터 ‘조선망국 백주년 추념회화전’을 연다. 500년 조선와조가 망할 때 화가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뭘 그리고 있었을까를 주제로 삼은 질문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당대의 문화속에서 조선이 왜 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화두인지도 모른다.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는 등잔불처럼 흔들리는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그림을 통해 당대의 혼란한 현실을 고뇌하고 전통의 계승에 목숨을 건 작가와 현실에 부응해 팔리는 그림을 그리는 이 그림을 독립운동 삼은이 정권에 아첨한 이 세상에 돌아앉아 은둔한 사람 등 문명 앞에 세태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일간지에 수도 없이 소개되는 문화란 소식 속에는 이러한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 현재의 우리 모습은 어떤가를 살펴 볼 필요성을 느끼자는 것이다.

이제는 문화에 대한 이해도 기획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예술을 통한 화음이 모든 이들의 마음을 적시는 감동이 있듯이. 사람마다 숨은 사연이 구구절절할 것이다. 이것들이 문화를 통해 디자이너 모델처럼 화려한 그늘 속에서 인간미를 만든다. 이것이 바로 소통이다.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다 봐야 하는 창조적인 작가의 냉철함과 미래에 대한 예감 하지만 가슴에 응어리진 회한을 내어놓을수록 작품은 진솔해 진다. 그럴수록 접하는 이와 만나는 이들에게는 문화는 큰 선물인 것이다.

현대에는 대중성과 자기세계의 뚜렷함을 요구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머리만 있지 가슴이 없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선행되고 나서 문화계에도 스폰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시민들과 은밀한 만남과 마음의 나눔이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많은 기업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기업이 이윤도 창출하고 나눔에 기뻐하고 그 기업이 문화 메세나가 되어 국민들의 소비를 불러일으키고 스폰서 하지 않아도 향응을 제공하지 않아도 담당공무원들이 세심하게 살펴주는 문화나눔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기업 자신들의 사회적 만족도가 충만함으로서 그 속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창조적 에너지가 사회적 에너지의 구심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어느 분의 강연에 갔더니 ‘시인’을 정의하는데 명료했다. 시인이란 수많은 사람이 죽어 넘어가는 전쟁터에서 들이 핀 꽃 한 송이를 따다가 죽을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사회가 어지럽고 세태가 불안하더라도 문화는 그러한 야생화가 아닐까 싶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지키는 우주적 에너지가 아닐까. /박재홍 시인.갤러리 예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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