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엥'하는 소리와 함께 화재 진압대 10여 명이 무거운 공기호흡기를 맨 채 소방호스를 들고 부리나케 건물로 뛰어들었다.
소방관들은 먼저 구조할 인명이 있는지부터 살폈다. 건물 내부에 이미 유독가스가 퍼져 있어 진입이 어렵자 현장 지휘관은 “사다리 대”라고 크게 소리쳤다.
사다리를 이용해 2층으로 접근, 소방수를 세차게 뿌린지 3분 만에 큰 불길은 사그라들었다. 이어 소방관들은 마치 적진으로 돌진하는 '돌격대'처럼 건물 1층과 2층으로 달려들어 잔불을 정리했다. 불이 난 지 5분 만에 주택 화재는 완전히 진화됐다.
이는 실제상황이 아니다. 주택가 화재를 가상해 서부소방서가 올 들어 대전 소방관서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한 '실물 화재 가상훈련' 광경이다. 이날 서부소방서는 소방관 69명이 출동, 펌프차 2대를 비롯해 구급차 등을 동원해 1시간여 동안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인명 검색요령 및 구조대책 확인, 화재건물 안전 진입 요령, 진입대원 낙하, 붕괴, 폭발 대비요령 등의 훈련이 실시됐다. 또 주택화재 표준작전절차(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시간을 가졌다.
서부소방서가 가상훈련을 한 이유는 매년 500건에 육박하는 주택화재가 발생, 재산 및 인명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대전 지역 주택화재는 전체 화재의 25%가량을 차지한다. 연도별 주택화재 건수는 2008년 496건, 2009년 475건, 2010년 160건(5월 말 현재)에 달한다. 사망 및 부상을 포함한 인명피해는 2008년 42명, 2009년 41명에 이어 2010년에도 벌써 24명으로 집계됐다.
재산피해 역시 최근 3년 동안 8억~9억 원으로 나타나 주택화재의 피해는 억로 막대하다.
김갑순 서부소방서장은 “소파 등 가연성 물질이 많은 주택화재는 시민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소방관 또한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앞으로도 이날과 같은 실전 훈련을 통해 화재피해를 최소화하고 체계적인 현장 대응능력을 배양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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