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훔쳐보기보존과 공간 '준비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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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훔쳐보기보존과 공간 '준비의 기술'

이응노 미술관 전시 앞 '햇빛 차단'·'넓은 전시장' 위한 대책 총력

  • 승인 2010-06-01 14:16
  • 신문게재 2010-06-02 11면
  • 조현영 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조현영 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
대전이응노미술관은 세계적 명성의 마티스미술관, 낭시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롤랑 보두엥의 역작이다.

그동안 10회의 상설·기획전을 치러 내면서 아름다운 미술관 내·외부를 산책하듯 걸으며 자연채광 및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함을 느꼈지만,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생겼다. 햇빛의 유입으로 인한 전시작품 보호와 보다 넓은 전시공간의 확보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올해 3월 31일 기간동안 치러진 '고암 이응노 서거 20주기 특별 Non Painting展'에서는 시범적으로 전시장 창의 암막처리와 내부 파티션을 제거했다.

또 파리에서 들여온 타피스트리 및 직물작품들의 시각적 전시구성을 통해 관람객들의 호응이 있었다. 이에 힘입어 4월 한달을 전시장 환경개선공사에 투자했고, 전시는 '이응노, 경계를 넘어 - 먹으로부터의 변주展' (2010.5.4~8.22)으로 이어졌다.

미술관이 기획하는 전시준비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작품 및 기획의도를 파악하는 연구· 조사로부터 대여작이 있을 경우 소장자와의 협의 및 운송, 홍보물제작, 보도자료 발송, 초청장 발송, 보험가입, 전시장 조성, 개막식 준비 등 스케줄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번 '이응노, 경계를 넘어-먹으로부터의 변주展'에서는 전시기획의 여러 과정 중 전시장 조성이라는 부문에 특히 주안점을 두었다.

벽체공사를 통해 전시장에 유입되는 빛을 차단했고, 전시공간의 확보 그리고 입체적 관람을 위한 쇼케이스 15개를 따로 제작해 몽돌(돌이 오랫동안 개울을 굴러다니다가 귀퉁이가 다 닳아서 동글동글해진 돌) 작품 27점을 전시했다. 또 새로운 방식의 액자를 통해 전시작품의 주목성과 일시성을 높이고자 했다. 2007년 5월 개관이후 3주년을 맞이하는 시기에 맞추어 이번 전시도 항상 새로운 기법과 재료를 통한 동양정신 구현이라는 고암 이응노 화백의 소명감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 릴리프, 판화, 은지화, 페인팅, 몽돌 등 다양한 재료인 매재의 놓여짐으로 이응노 예술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로 기획했다.

고암 이응노(1904~1989)는 1969년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파리로 돌아가 아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 창작에 매진할 때, 1972년 베니스 퀘리니 스탐팔리아(Querini Stampalia)재단으로부터 전시의뢰를 받아 60여점의 작품을 전시에 출품하였고, 약 3개월간 베니스에 머물며 작품제작을 했다. 그 당시 전시작품 중 일부 24점을 베니스 대홍수(2009년) 바로 전 해인 2008년 12월에 한미문화예술재단에서 구입하여 국내로 공수했고, 특별히 그 중 일부를 이번 전시에 선보이게 된다.

한편으로, 1958년 도불 이전과 1969년 옥중에서 출소이후 짧은 기간 고암 이응노의 삶의 여정과 예술적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예산 수덕사 수덕여관 암각화의 문자추상을 탁본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예술(창작)이란 작가 내면의 표출이 얼마나 많은 다양성의 도전을 통해 환상적인 감동으로 전해지는지를 확인하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조현영 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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