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북극 석유개발 우리기술로 할 수 있다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현태]북극 석유개발 우리기술로 할 수 있다면

[사이언스칼럼]김현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10-05-31 14:09
  • 신문게재 2010-06-01 21면
  • 김현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김현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오늘날 우리나라는 녹색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유 및 천연가스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타당한 이유는 아직까지 원유 및 천연가스의 가격 경쟁력이 신재생에너지 보다 좋기 때문이다. 태양광을 비롯해 많은 신재생에너지는 유가가 적어도 100달러 이상은 되어야만 원유 및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김현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 김현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나라는 원유도입이 연간 약 8억 배럴 내외로 세계 5위의 수입국이며, 세계 7위의 소비국이다. 대부분 이를 단순구매하고 있는 데 돈으로 환산하면, 배럴당 약 70달러로 가정할 때 총액은 무려 56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의 1·2위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수출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원유수입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원유수입에 써야 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조금만 상승해도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구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가의 영향을 덜 받게 되는 우리자본과 기술로 해외 석유·가스전을 개발하는 자주개발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최근 해외유전개발은 지역적으로는 중동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러시아 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해상 석유개발의 경우 수심이 낮은 대륙붕에서 수심이 2000가 넘는 심해지역이나 지층 깊이가 보통 4 이내에서 5~6가 넘는 심부 유·가스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또한 과거 저유가 시대에는 경제성이 없어서 개발할 수 없었던 오일샌드, 셰일가스, 석탄층가스 및 오일셰일 등과 같은 신기술이 필요한 비재래 유·가스전 개발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신기술 개발에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얼마 전 우리는 아랍에미리트에 400억달러 규모의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게 되었다고 온 국가가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던 기억이 난다. 고리 원전 1호기를 턴키방식으로 들여 온지 불과 31년 만에 한국형 원자로를 수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뉴스를 보면서 우리도 그러한 쾌거를 해외석유개발 분야에서도 이루어야 한다는 소명감을 느낀 바 있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향후 전 세계 주요 유·가스전 개발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서 이루어 질 것이다. 이 지역은 한겨울엔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동토지역으로 웬만한 기술로는 석유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최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북극 석유개발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질지 나라에 따라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우리는 그와 같은 상황의 도래를 위해 무엇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자문하고 싶다. 동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은 비록 러시아 영토지만 지리적으로는 우리 앞마당과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석유개발 기술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지역 북극 유·가스전 개발 우리기술로 이루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석유개발 기술력만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동남아 국가들보다도 훨씬 뒤져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IT, 기계, 원전 및 조선 등 다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IT 및 기계 기술이 융합된 해양 조선 및 플랜트 분야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 세계 심해시추선 건조의 70% 이상을 우리나라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다만, 이들 장비를 이용해 우리 스스로 유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점이 아쉽다. 노르웨이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에 비해 석유개발 산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북극의 아랄해 심해 유전을 그들의 기술력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대목이다.

우리도 30여년전에 처음 한국형 원전기술의 자립화에 도전했던 것처럼 그때의 도전정신과 의지 및 전략을 가지고 북극 석유개발 기술자립화를 시도한다면, 향후 약 10년 아니 20년 후에는 시베리아 및 극동 지역 등을 포함한 북극 석유개발을 우리기술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나라는 향후 후손들을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 산업을 찾고 있다. 북극 석유개발 분야는 경제적 파급효과로 보면 그만한 역할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는 분야다. 만약 우리기술로 시베리아 및 극동 지역을 포함한 북극 석유개발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의 유발은 물론 석유가스를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