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 숲 사무국장 |
최근 발표된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숲의 공익적 가치가 73조 원 이상으로 국민 1인당 매년 151만 원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의 가치 창출액을 기능별로 보면 수원함양기능이 전체의 25.3%인 18.5조 원이고, 산림 정수기능 또한 8.5%로 6.2조 원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막연히 숲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 많다고 추상적으로 표현되었던 것을 구체적인 액수로 표현함에 따라 쉽게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대기 중에서 오염된 빗물은 공극이 잘 발달되고 유기질이 풍부한 산림토양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이온과 토양에 달라붙거나 서로 맞바꾸기를 통해 깨끗하게 물로 거듭나게 된다. 잘 가꾸어진 숲일수록 토양의 깊이와 공극이 발달하여 빗물이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물을 깨끗하게 하는 기능을 높일 수 있다. 국토의 64%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자연의 축복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숲을 가꾼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숲은 그냥 놓아두어야 좋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점차 ‘숲을 가꾸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해하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우리의 산은 벌거벗은 산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열심히 심고 보살폈던 숲은 계속해서 가꾸어주어야 더욱 가치가 향상된다. 숲 가꾸기를 하면 많은 기능이 향상된다. 그중에서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과 수자원량을 늘리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생각하면 나무가 많이 들어차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우리 숲은 대부분 솎아베기를 하지 못하여 콩나물시루처럼 빼곡히 자란 숲이 많다. 따라서 숲 속에 나무가 너무 많이 들어차 있으면 나무들이 빛과 물의 경쟁이 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나무 자체가 사용하는 물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숲에서 보유하고 적절하게 흘려 보내주어야 할 물이 그만큼 적어진다. 그리고 햇빛이 숲의 바닥까지 잘 전달되지 않아 낙엽을 부식시키지 못해 스펀지 같은 산림 토양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숲을 돌보지 않고 방치 할 경우에는 녹색 댐 기능뿐만 아니라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그 기능을 모두 발휘할 수가 없어진다. 경쟁이 심한 나무들을 솎아 베어주고 가지치기해주면 다양한 키의 나무들이 어우러진 숲으로 회복되고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지구상의 환경문제 시작점은 인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정된 국토에 많은 사람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자연환경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해법은 자연환경의 훼손과 파괴를 전제로 손쉽게 풀어가게 되었다. 문제의 해결방법을 단시간에 인공적인 구조물과 중장비로 파헤치는 것으로만 찾아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금 뒤돌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조금은 더디 가더라도 자연환경이 가지고 자생적인 복원력을 기반으로 하여 맑고 깨끗한 물과 건강한 숲을 가꿀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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