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하]북가주에서 열린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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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북가주에서 열린 시상식

[중도춘추]김완하 시인·한남대 문창과 교수

  • 승인 2010-05-27 23:00
  • 신문게재 2010-05-28 20면
  • 김완하 시인·한남대 문창과 교수김완하 시인·한남대 문창과 교수
5월 중순에 북가주의 오클랜드에서는 '제15회 『시와정신』 신인상 시상식'이 열렸다.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지역의 문인들과 신인 당선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로 성황리에 끝났다. 필자가 주간으로 발간하고 있는 계간지 『시와정신』에는 이번 봄호에 두 가지의 특집을 마련했다. 그 하나는 '미국 서부문학 특집'으로 이곳의 시인과 수필가들의 작품을 함께 수록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제15회 신인상'에 가주에 있는 신인 3명만을 신인으로 당선시킨 것이다.

▲ 김완하 시인·한남대 문창과 교수
▲ 김완하 시인·한남대 문창과 교수
미국에서 필자가 느낀 것 가운데 하나는 이제 미국에 있는 한국 문인들도 좀더 넓은 차원에서 한국문학 활동의 장으로 편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에 있는 한국의 문인들은 너무 한국문단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는 대단히 먼 곳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글로벌 지구촌으로 물리적인 거리를 넘어서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시대에서도 미국은 한국 문단으로부터 변방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는 포화상태라 할 수 있는 수많은 문예지들의 지면조차도 미국의 한국 문인들에게는 철저히 문호가 닫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한국의 많은 지면을 미국에 있는 한국 문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개방해 작품 활동의 기회를 부여했으면 한다. 그렇게해야 미국에 있는 한국문학이 더욱더 활성화돼 한국문학을 세계 속으로 밀고 가게 하는 역할을 모색하도록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바로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 봄호의 『시와정신』에서는 '미국 서부 문학 특집'을 마련했던 것이다.

또한 『시와정신』은 제15회 신인상을 미국 서부지역의 신인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필자가 캘리포니아에서 바라본 한국문학의 일부로서 이곳의 문학은 여러 면에서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이곳의 문인들은 이민 생활 속에서 대단히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문학의 열정으로부터 차츰 멀어져 가고 있다. 또한 문학 활동의 다양한 통로가 없어서 새로운 진전을 모색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시와정신』이 제15회 신인상을 미국의 신인으로 국한했던 까닭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번의 기회를 통해서 『시와정신』에 3명의 신인을 소개하면서, 국내의 많은 문예지들도 이제는 미국에 있는 신인들에게 더 큰 관심을 가지고 문학 활동의 기회를 열어줄 것을 진심으로 기대한다.

『시와정신』 신인상의 작품모집은 미국의 서부지역에 있는 문인들이나 단체들이 추천하는 형식으로 예심과 본심을 거치는 방식을 취했다. 그들이 미국의 삶에서 일상적으로 다가서는 영어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모국어와 감수성을 지키면서 시를 일궈가는 각고의 노력은 실로 눈물겨운 바가 없지 않았다. 그분들의 노고를 십분 참작하여 3명의 신인 당선작을 선정했다. 강학희의 '밥통' 외 4편, 신영목의 '새해' 외 4편, 최광운의 '연실을 꿈꾸며' 외 4편이었다.

강학희의 작품들은 어머니가 보여주신 여성적 삶의 고통을 깊이 끌어안아 새롭게 터득해가는 생의 역설적 미학이 돋보였다. 신영목의 작품은 일상생활 속에 흐르는 가족 간의 사랑과 기독교적 신앙으로 형제자매에 대한 사랑을 형상화했다. 또한 최광운은 지난한 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정돈된 언어와 단정한 어법에 의해 시적 완성도를 성취했다.

이상 세 신인의 작품들은 모두 개성과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길도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이들의 문학은 새롭게 출발하리라는 사실을 전적으로 믿는다. 세 시인들에게 격려와 힘찬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가주 지역의 문인들이 더 많은 노력을 통해 국경을 넘어 피워내는 모국어의 꽃들이 더 화려한 꽃무리를 이루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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