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간을 얻어 새생명을 찾은 간이식 환자들이 남을 위해 봉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을지대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그동안 간 이식을 받은 환자와 가족 20여명은 '청솔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간 기능을 잃은 뒤 남의 간을 얻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과 남편과 부모, 형제를 살리기 위해 제 간을 떼어주어야 했던 사람들, 그리고 사랑의 장기 기증으로 새로운 생명을 나눈 사람들이 십시일반이 돼 모임을 결성한 것. 지난해 4월 계족산 등반대회를 통해 이들은 서로의 건강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환자와 가족들은 앞으로 더욱 자주 만나 건강정보도 교환하고 친목도 다지자는 차원에서 모임을 결성키로 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새롭게 얻은 삶을 더 보람있게 누리자는 취지로 어려운 이웃돕기 동참에 나서기로 했다.
남들보다 일상생활에 있어 피로도가 높고 쉽게 지치는 환자들이지만 몸으로 봉사하며 남을 위해 삶을 살아가겠다는 마음가짐이 대단하다.
아내에게 간을 받은 천창희씨와 간을 나눈 부인 김성은씨 가족을 비롯해 청솔회원과 의료진 20여명은 오는 29일 을지대병원에서 발족식을 갖고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전역 쪽방촌을 찾는다.
이날 회원들은 새나루 공동체를 찾아 1시간 30분동안 배식과 서빙, 설거지 봉사 등을 할 계획이다.
환자들의 이런 모임에 병원측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을지대병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병원 2층 을지홀에서 '간질환과 간이식 후 관리', '간이식 환자의 약물관리', '간이식 환자의 영양관리'에 대한 무료 건강강좌와 청솔회원인 강석근 목사의 간이식 체험기를 진행한다.
강좌는 간이식 수술을 받았거나 이식을 준비하는 환자,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내용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외과 이민구 교수는 “간이식은 수술 후 감염관리 등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일상생활로 건강하게 복귀한 환자들끼리 모여 서로 건강정보도 교환하고 감사의 기쁨을 봉사로써 사회에 환원한다니 그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