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투표참여 가로막는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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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투표참여 가로막는 선관위

[기자수첩]이종섭 정치팀

  • 승인 2010-05-25 23:00
  • 신문게재 2010-05-26 4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흔히 선거제도의 개선 방향을 '입은 풀고, 돈은 묶는 것'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하지만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의 태도를 보면 스스로 밝히고 있는 이 선거제도 개선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 이종섭 정치팀
▲ 이종섭 정치팀
선관위가 선거 초반 무상급식과 4대강 문제 등 주요 정책적 쟁점 사안에 대한 찬반 활동에 제동을 건데 이어, 이번에는 시민사회단체의 투표 참여 운동에까지 '딴지'를 걸었다.

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2010대전유권자희망연대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 24일 이들이 진행 중인 투표참여 캠페인에 대해 중단을 요청해 왔다. 이유인 즉, 이들 단체가 “4대강 사업 등 특정 정당의 정책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를 목적으로 출범한 단체”이기 때문에 이들의 투표참여 캠페인도 선거법 위반 소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선거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자연스럽게 표출돼야 할 공론의 장이다. 중요한 국가적 정책에 대해 시민단체는 물론 국민이라면 누구나 찬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선거 공간에서는 이러한 권리가 포괄적으로 보장돼야 하며, 오히려 다양한 정책적 쟁점이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이끌어야 할 선관위의 책무일 수 있다.

더욱이 낮은 투표율로 '대표성의 위기'가 초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순수한 투표참여 운동마저 제약하는 것은 선관위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처하는 격이다. 시민단체의 투표참여 운동이 실제 투표율을 얼마나 끌어 올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최소한 선관위가 나서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확대 기회를 가로막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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