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44·여)씨는 지난 달 고열로 병원 신세를 졌다. 환절기 단순 감기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으나 체온이 높아 신종플루가 의심된다며 검진을 요구받았다. 검진 결과 다행히 단순 감기로 판명됐지만 사라진 줄만 알았던 신종플루 의심 진단에 적잖이 놀랐다.
박씨는 “신종플루는 소멸된 줄 알았는데 의심 판정을 받아 당황했다”며 “확진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예방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신종플루가 대유행의 시기는 벗어났지만 최근에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달 15일 이후 이달 25일까지 모두 82명이 신종플루가 의심돼 정밀 검진을 받았다. 이 가운데 5명(6%)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의심환자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신종 플루 검출률이 60%를 넘던 시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신종플루의 재유행 위험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신종 플루의 B형 인플루엔자 등 계절형 독감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위생관리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표본감시기관 병원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유사환자 수를 의미하는 인플루엔자 유사환자 분율(ILI) 수치도 신종 플루가 주춤하면서 줄어들었지만 최근들어 계절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오는 6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호주, 뉴질랜드 등 남반구 국가의 여행객이 늘어날 경우 신종플루의 재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지역들은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어 신종플루가 성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남반구 국가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 주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신종플루는 감기와 증세가 비슷해 크게 두려워 할 질병은 아니지만 해외 여행자를 통해 확산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 시행 후에도 기록관리를 통해 지난 해와 같은 대유행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라며 “신종플루의 위험은 사라졌지만 계절 독감, A형간염, 수족구병 등 전염성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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