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꺾인 천안함 용사 넋 달래는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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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꺾인 천안함 용사 넋 달래는 춤사위

전쟁으로 희생된 병사 혼 위로… 내달 1일 CMB엑스포아트홀 최영란 무용단,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유월… 넋풀이'

  • 승인 2010-05-25 23:00
  • 신문게재 2010-05-26 11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날개 꺾인 나비는 힘겨운 듯 날갯짓을 한다. 사뿐한 날갯짓으로 공기를 타고 날아야 하지만 축 처진 날개는 한없이 가라앉기만 한다.

▲ 최영란 교수
▲ 최영란 교수
찬 날갯짓 한번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헤매는 나비는 천안함 사태로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에 잠긴 46명의 용사다.

이들의 혼령을 달래고 천상으로 인도하는 춤사위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는 6월 첫 날 펼쳐진다.

지난해 집중육성사업에 선정된 최영란(목원대 테크노대학 체육학부 교수·사진) 무용단은 내달 1일 오후 7시30분 CMB엑스포아트홀에서 무용이라는 장르를 빌려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한다.



'유월… 넋풀이'는 전쟁의 참혹한 참상이 담긴 영상으로 무대를 연다. 치열한 전투 중에 무참하게 죽어간 사람들, 이유도 모른 채 끔찍한 광경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들, 전쟁의 잔혹함 속에 폐허가 된 국토…. 잠깐의 영상이지만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4막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의 첫 막은 평화로운 '유월의 하루'를 몸짓으로 풀어낸다.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예견이 없던 일상은 마냥 즐겁고 평화롭기만 하다.

이어지는 2막은 전쟁으로 인한 '역사의 망령'이 짙게 물든다. 중음신들이 병사혼을 둘러메고 내던지며, 빠져나가려는 병사혼의 깃을 찢어서 휘날린다.

지뢰가 터지고,
폭탄이 떨어지고, 폭격기가 하늘을 점령한다. 병사혼은 땅에 처박혀지듯 쓰려진다.

3막에서는 '병사혼의 넋'을 쓰다듬고 축축한 원혼을 달랜다. 전쟁으로 희생된 장병이 있기에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4막은 병사혼에 대한 '넋풀이'로 이번 공연의 주제를 전한다. 유월의 햇살에 몸을 드러낸 병사혼이 날아갈 때가 된 것이다. 오랜 고난의 시기를 거쳐 날개를 갖게 되는 나비처럼, 전쟁의 병사혼은 자유롭게 천상을 향해 날아오른다. 새로운 비원의 평화를 위해….

최영란 교수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전쟁에 대한 경각심과 국가관 등을 심어주고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6·25와 천안함 사태로 희생된 장병을 넋을 기리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89년 창단된 최영란무용단은 2000년 전국무용제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과 203년 무대지원공연작에 선정돼 최고점수를 받았다. 2005년에는 대한민국 전국무용제에서 금상, 안무상, 최우수 연기상 등을 휩씁며 한국적인 무용단체로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일반 3만원/대학생 1만7000원/중고생 및 아동 1만원/010-7677-6689.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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