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희]IT기반 융합, 새로운 성장을 위한 키워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현창희]IT기반 융합, 새로운 성장을 위한 키워드

[사이언스 칼럼]현창희 ETRI 기술전략연구본부장

  • 승인 2010-05-24 23:00
  • 신문게재 2010-05-25 21면
  • 현창희 ETRI 기술전략연구본부장현창희 ETRI 기술전략연구본부장
지난 2007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발생한 그리스 사태는 다시 세계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이 전세계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과는 달리 유럽 경제 전체의 약 2%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 경제 소국(小國)인 그리스 사태가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리스 국채의 99%를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 현창희 ETRI 기술전략연구본부장
▲ 현창희 ETRI 기술전략연구본부장
즉 그리스 사태는 그리스 자산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은행의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다시 전세계의 금융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 사태의 해결방안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계 경제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던 지구촌 단일경제체제의 구축, 즉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세계 경제 동조화(同調化)가 상당부분 진전되었음을 의미한다.

동조화는 위기상황에서 연쇄적인 국가 부도의 위기로 연결될 위험을 내재하지만, 성장기에는 또한 전세계의 동반성장을 견인하는 강력한 힘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동조화의 현상은 비단 경제분야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것만은 아니며, 기술과 제도 등 전분야에 걸쳐 폭넓게 발생한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국제적 흐름이나 변화하는 현실과 차이가 있는 불합리하거나 불편한 제도를 개선하는 갈라파고스적 관행의 개선이나 환경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등장하는 경영관리기법 등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한때 도요타 자동차의 적시생산방식(Just in time)이 기업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일종의 경영기법의 동조화라고 할 수 있겠다.

기술적 측면에서 본다면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한다. 1990년대의 중요한 기술적 흐름은 단연 경박단소(輕薄短小)의 추구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러한 흐름들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 폰의 등장과 터치스크린 채택의 일반화 등이다.

이러한 동조화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그에 뒤처지게 될 때 경쟁에서 낙오될 위험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있지만, 애플의 아이폰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원천이 빠르게 전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조화의 물결에 대한 대응이 미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아울러 최근 직면하고 있는 일본의 위기 원인을 기술에 대한 자부심으로 일본식 경영을 고집해 '갈라파고스식' 대응을 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즉, 동조화와 상반되는 갈라파고스의 의미는 '나 홀로'라는 것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함으로써 '동조화'라는 트렌드에 편승하느냐가 기술측면에서의 과제라 하겠다.

기술측면에서 동조화를 견인하고 있는 중요한 화두는 단연 IT기반의 융합(Convergence)이다. IT가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사회 및 정치행정, 문화 등의 모든 분야에 폭 넓게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IT를 기존 전통산업에 어떻게 활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것인가, 여타 기술( 예를 들면 바이오와 나노)과 어떻게 결합시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즉, IT기반 융합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진행이 되어 왔지만 이의 활용을 어떻게 고도화시켜 나갈 것인지가 동조화라는 트렌드를 선도하느냐, 아니면 종속되어 가느냐를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 점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그리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고 보여진다. 왜냐하면,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의 강점인 IT가 융합을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강점을 믿고 준비를 소홀히 한다면, 그동안 IT에 대해 제기되어 왔던 비판인 '나홀로 IT'라는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 최근 정부에서 전세계적으로 진행중인 '융합'이라는 동조화 현상을 선도하기 위해 '산업융합촉진을 위한 법령'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세계적인 위기의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을 위한 키워드인 'IT기반 융합 촉진'을 통해 '융합'이라는 '동조화'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