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명의 지장회 보살들은 무쇠 가마솥에 장작불을 놓고 맛난 국수를 만들기 위해 다시마, 표고버섯, 고추씨 등을 끓인다. 정성으로 준비한 국수는 저녁 8시가 되면, 32사단 호국 대원사 법회에 참석하는 훈련병들의 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는 군 포교를 위해 모든 정성을 쏟고 있는 북천스님의 사랑과 자비심이 담겨있다.
구암사 회주 북천스님이 군포교의 원력을 세운 것은 1970년대 중반이다. 배고픈 군대시절 군 포교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원력을 세운 북천스님은 호국대원사에 수계법회를 지원하면서부터 원을 실현하게 됐다. 22년전 처음 법회에 참석한 장병들에게는 매주 떡과 과일을 풍성하게 제공했는데, 사찰 규모가 작다보니 월 100여만원씩 드는 경비 조달이 힘들어졌다.
이에 자구책으로 훈련병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고민하다가 국수 공양을 택하게 됐다.
32사단에서는 구암사에서 22년째 꾸준히 훈련병들을 지원하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북천스님은 호국대원사뿐 아니라 논산훈련소와 전방부대에도 매년 초코파이 등의 후원을 하고 있고 해마다 1월1일 해맞이 행사때는 구암사를 방문한 3000여명의 대전 시민들에게 떡국을 무료 보시하고 있다.
또 지난 15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제2회 대전시민문화연등축제때는 5000여명의 시민들에게 국수를 보시했다. 북천 스님은 “내년 연등축제때는 1만여명의 시민들에게 국수공양을 계획중”이라며 “더운 여름이든, 추운 겨울이든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자원봉사해주시는 지장회 보살님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북천 스님은 “이 일이 누구에게 칭찬받자고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좋은 일을 많이 할수록 내가 먼저 좋아지고 상대도 좋아지는 '자리이타행'을 하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대전경찰청 경승으로, 시청불자회 지도법사로, 충남대병원 지도법사로 활동하면서 30년째 어렵고 곤경에 처한 이웃을 위해 베품과 자비를 실천해온 북천 스님은 목마른 사람에게 물한모금 주고 길 잃은 사람에게 등불이 되고 부처님의 첫번째 보시인 '베품'을 실천하면서 가정과 사회의 행복을 기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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