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그동안 중소벤처기업의 판로확보를 위해 대기업 바이어 초청 구매상담회 개최, 전시박람회 개별 참가비 지원,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중기제품 공공구매 등 다양한 지원시책을 실시해 왔다. 특히 우리지역에 입점한 백화점·대형마트 등 총 19개의 대형유통점이 가지고 있는 구매력이 지역상품의 판로 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대형유통점에 지역상품전담코너 설치, 대형유통점 정기 점장회의 등을 통해 대형유통점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지역상품의 대형유통점 입점 방식이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한 근원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이 사실이다. 기존의 지역상품코너에 입점된 지역상품은 대형유통점의 상품과 비교할 때 가격·디자인·포장·AS·브랜드 등에서 상대적인 저평가를 받으며 오히려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온 측면이 있다. 제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지역의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애향심에 기대어 대형유통점과 소비자들의 구매를 기대한다는 것은 시장의 경쟁원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전시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작년부터 대형유통점이 참여하는 '대전우수상품 80선' 선정, '대형유통점 초청 지역상품 품평회' 등 대형유통점을 활용한 체계적인 판로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기술력과 상품성을 갖추고도 판로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는 지역 우수제품을 발굴하고, 엄선된 제품에 대해서는 대형유통점의 바이어가 참여하는 품평회를 개최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의 대형유통점 입점을 유도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것이다. 대전의 대표상품 선정 과정과 지역상품 품평회 자리에 대형유통점을 참여시킨 것은 대형유통점에게는 안정적 제품공급원 확보와 긍정적 이미지를, 기술력과 상품성을 구비한 중소기업에게는 판로 확보라는 윈-윈 효과를 낳았다.
특히 지난 4월 28일 개최된 '2010 대형유통점 초청 대전우수상품 품평회'의 성과는 가히 괄목할 만 하다. 이번행사는 대형유통점과 홈쇼핑 등의 전문바이어 11개사 29명이 우수제품제조 중소기업 73개 기업과 만나 지역 우수제품의 대형유통점 진출가능성에 대해 개별상담을 실시하는 마케팅 상담회가 진행됐다. 행사결과 총 250건의 상담이 펼쳐졌으며, 모신바이오텍, 마동이식품, 자연들 등 14개 지역업체는 조만간 롯데백화점, KT 커머스 등에 입점할 예정이다. 또 엠씨에이샌드, 스페이스메이커, 한미타올 등 38개 업체는 홈플러스·이마트 등 대형유통점에서 입점을 검토하거나 재상담을 예정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형유통점 품평회에 참가한 한 업체는 “대형유통점 본사 바이어가 상담기업의 의견을 청취하고 입점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이번 행사를 높이 평가했으며,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대전지역 제품이 다양하고 품질이 우수하지만, 중소기업의 마케팅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대전시는 향후 입점 예정인 14개업체와 관심기업인 38개업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최대한 많은 기업들이 대형유통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업들의 수요를 반영, 지역우수제품에 대한 품평회와 마케팅 전문컨설팅을 올 하반기에도 정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대형유통점 입점업체 및 품목에 대한 성과분석을 실시해 지역경제 참여도가 높은 대형유통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형유통점과 실질적인 마케팅 협력체계를 구축, 기술력과 품질이 우수하지만 브랜드 경쟁력이 취약한 지역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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