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회덕동춘당 명칭을 대전동춘당으로 변경 공고한 문화재청은 명칭변경과 관련해 의견이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이의신청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동춘당 소유자인 은진송씨문정공파 종중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문화재청이 대전동춘당으로의 변경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이의 없다는 회신을 한 바 있는 대전시는 동춘당뿐 아니라 전국의 국보·보물 151건의 명칭을 문화재의 위치나 소재지를 알 수 있도록 바꾼다는 취지에서 변경하는 것이기에 의견을 낼만한 사안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문화재담당자는 “대덕구와 은진송씨 종중의 뜻이 중요하다고 판단돼 의견을 물었으나 두 곳 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대전동춘당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은진송씨 동춘당 문정공파 종중의 송용수(동춘당 12대손)씨는 “종중 대의원회의에서 대전동춘당이든 회덕동춘당이든 상관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문화재청과 대전시에서 대전회덕동춘당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동춘당의 명칭을 바꾸는데 있어 대덕구가 의견을 표명할 처지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당초 이의 없다는 뜻을 보였던 대덕구는 지역 학자와 주민들이 '대전회덕동춘당'으로 회덕의 명칭을 살리자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뒤늦게 문화재청에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현석무 대덕구 홍보문화팀장은 “최근 회덕동과 송촌동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전회덕동춘당'으로 하자는 의견을 개진해 오는 24일 대전시에 주민의견을 전달할 예정이지만 최종결정에는 문화재청과 종중의 뜻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렇듯 문화재청과 대전시, 대덕구, 종중이 '대전회덕동춘당'으로의 변경에 대해 서로 떠넘기는 가운데 회덕의 역사성을 주장한 송백헌 충남대 명예교수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209호 동춘당은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동춘당의 이름을 결정하는데 있어 주민의 뜻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며 관련기관과 종중에서 주민의 뜻을 반영해 주길 촉구했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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