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중소기업 취직과 상징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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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중소기업 취직과 상징적 관리자

[금요논단]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0-05-20 23:00
  • 신문게재 2010-05-21 20면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최근 대학 졸업자와 졸업 예정자들의 취업 전쟁을 보노라면 정말로 비정상적이다. 대졸자가 취직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해 수십 군데에 입사원서를 내도 면접은 커녕 서류전형에서 떨어지기 다반사다. 취직을 하려고 휴학을 하고 외국에 가서 외국어를 향상시키거나 가려고하는 회사의 조건에 맞추기위해 재수, 삼수하는 제자들을 보면 안쓰럽지만, 중소기업에서 원서가 와도 취직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으며 창업하려고 하는 의지자체가 없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세계적인 석학 고 피터 드러커도 넥스트 소사이어티라는 저서에서 기업가정신을 논할 때 1등은 단연 한국이라고 치켜 세우면서 40년 전 만해도 한국은 기업다운 기업은 없었지만 한국은 90년대 후반에 24개분야에서 세계수준이 되었다고 하였다. 드러커가 주장한 것은 놀랄만한 한국의 기업가정신이었는데 이들이 만든 기업이 초반부터 대기업이지 않았고 세계적 기업은 더욱 아니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기업가정신이 발휘되었던 것이다.

지난 4월16일 OECD의 청년(15~24세)실업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내년 4분기에 9.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청년실업률은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 전망치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왜 청년 실업률이 높은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하는 것은 유교문화권에서의 불확실성 위험회피 문화와 화이트칼라 중심의 관료(공무원)중심사고가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계적 게임회사인 닌텐도(任天堂)는 화투를 만드는 중소기업이었고 도시샤(同志社)공대출신의 요코이 군페이(橫井軍平)는 대학 졸업 후 취직자리를 찾지 못하다 고향의 작은 회사였던 닌텐도에 입사하여 업종변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는 화투는 사양산업이며 앞으로는 전자계산기처럼 액정이 있는 게임기 개발을 주장하여 닌텐도는 액정화면 게임기 '게임&워치'를 만들어냈다.

게임보이의 아버지 요코이 군페이는 “시든 기술의 수평적 사고”를 주장한다. 무작정 첨단 기술을 적용할 게 아니라 시든 기술이라도 아이디어를 접목하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코이 군페이가 없었다면 세계적 게임회사인 닌텐도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닌텐도가 없었다면 요코이 군페이의 아이디어도 사장되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도요타자동차도 실은 일본의 5번째 도시인 나고야의 조그만 방직회사에 지나지 않았다. 오노 다이이치(大野耐一)는 1932년 나고야 고등공업 기계과를 졸업한 후 도요타방직에 입사했다. 1943년 도요타 자동차공업으로 전직하면서 믹구의 빅쓰리를 이기려는 시스템 즉, 그 유명한 적시생산시스템(Just In Time)으로 포드시스템에 대항하는 세계적인 도요타생산방식을 만들었다. 이때 만일 도요타에 오노 다이이치가 없었다면 지금의 세계적 도요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또한 도요타가 없었더라면 오노 다이이치도 그리고 JIT시스템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코이 군페이와 오노 다이이치는 지방의 조그만 중소기업을 세계적 대기업으로 만든 혁신적기업가였으며 이들은 각 회사의 상징적 관리자(simbolic manager) 이다. 우리나라에는 중소기업은 많지만 이러한 상징적 관리자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재수, 삼수를 하면서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취업문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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